매일신문

재래시장 상인들의 열대야 잊은 '晝商夜讀'

▲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장사를 마친 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열대야도 잊은 채 상인대학 교육과정 수강에 열중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장사를 마친 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열대야도 잊은 채 상인대학 교육과정 수강에 열중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단골고객이 30%나 늘었어요. 전통시장도 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

23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계성고 음악실. 장사를 마친 서문시장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상인들은 강의실에서 빵으로 저녁식사를 때운 뒤 곧바로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듣는다. 이 강좌는 서문시장 상인 60여명이 참여하는 '상인대학' 과정. 강의는 기본과정(8일, 24시간)과 심화과정(총 9일, 27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같은 시각 팔달신시장 상인들은 24일부터 상인회 사무실 옆 교육장에서 열리는 기본과정에 이은 심화과정 수강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서문시장 상인들은 삼복더위도 잊은 채 불황 극복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상인대학' 과정을 열성적으로 듣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상인들은 강의 속에 푹 빠져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손님에게 웃으면서 상냥하게 대하면 고객도 좋고 상인들의 건강도 좋아진다는 '웃음경영' 시간엔 피로도 잊고 활기에 넘친다. '건강체조'와 '즐거운 노래' 시간은 하루 동안에 있었던 장사 스트레스를 풀고 상인들끼리 친목을 도모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동산상가 2층에서 속옷을 판매하는 김순금씨는 "상인대학 교육과정 수강으로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 고객 감동 서비스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상인대학 수강을 반겼다.

우수점포 성공 사례는 상인들의 점포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상인대학 교육과정을 들은 뒤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가게 매출을 끌어올린 상인들도 늘고 있다. '맞춤 서비스'로 단골 손님을 확보하거나 고객 신뢰도를 높여 재래시장 점포의 경쟁력을 되찾은 셈이다.

팔달신시장에서 식품가게 '태양농산'을 운영하는 박영수씨는 "상인대학 강좌 수강 후 '한개품목 서비스'를 실시해 단골고객이 30%나 늘었다"고 했다.

축산물 도·소매점 '오늘 잡은 소'의 주인 조억연씨는 "손님들을 위해 정수기를 설치하고 가게이름과 직원 실명 명찰을 착용하면서 입소문이 나 10% 정도 단골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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