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름값 한달만에 내림세…1~2주 지나야 하락 체감

숨가쁘게 오르던 기름값이 한달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주(18일 조사) 대구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경유 판매가는 1천935원이었지만 일주일 만인 25일 휘발유는 1천930원, 경유는 1천929원으로 각각 5원과 6원이 내렸다. 6월 27일 조사 이후 무려 4주 만이다.

유가는 지난 5월 초 1천700원대에서 시작해 꾸준하게 상승, 7월 초에 2천원 고지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유지해왔다.

◆기름값, 내린 거 맞아요?

기름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아직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오후 중구의 한 주유소를 찾았던 운전자 이기준(38·달서구 송현동)씨는 "가격을 보니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연일 국제유가가 하락한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주유소는 그대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전국 9천700여곳의 주유소 평균가격이 일주일새 휘발유는 25원, 경유는 26원 하락했지만 대구는 하락폭이 워낙 작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락폭이 가장 큰 전주에서는 31원 가까이 가격이 뚝 떨어졌으며,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도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21원 인하됐지만 대구의 하락폭은 타지역의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에서 처음으로 ℓ당 2천19원으로 기름값 2천원 시대를 열었던 중구의 한 주유소는 최근 1천969원으로 내렸지만, 수성구의 다른 한 주유소는 현재 2천39원(휘발유), 2천29원(경유)으로 이달 중순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26일 현재 대구지역 320개 주유소(오피넷 기준) 가운데 1천800원대는 67곳(21%)으로 2주 전인 지난 13일 86곳(27%)에 비해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는 1천9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주유소협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대구는 지난 6월 말 가격 인상이 있을 때 정유사의 가격 인상분만큼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다른 주유소 눈치를 살피느라 가격 조정을 늦추는 주유소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름값, 왜 안 내릴까?

국제 유가가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대구지역 주유소에서 그 하락세를 체감하려면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전문가들은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판매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두바이유나 브랜트유의 가격 변동만을 듣고 '조만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SK에너지 홍보팀 관계자는 "실제 주유소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원유가가 아니라 국제석유제품가격 변동"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변동에 따라 가격이 1, 2주 편차를 두고 출렁인다는 설명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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