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타자라는 사실이 아직 어색할 법도 하건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타격감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중심 타선의 상징적 존재인 양준혁이 27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2번 타자로 출장해 솔로 홈런 1개를 포함해 6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5대4 역전승을 이끌었다.
양준혁은 24일 광주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전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번 타자로 나섰다. 3번 대신 한 자리 타순을 앞당긴 것은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양준혁의 부담을 줄여줘 타격감과 출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코칭스태프가 짜낸 복안. 이날 양준혁은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의 13대2 대승에 한몫을 해냈다.
비로 인해 두 경기를 치르지 못한 뒤 맞은 27일 두산전에서도 2번 양준혁의 활약은 빛났다. 1회초 두산 선발 맷 랜들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는 1점 홈런을 터뜨리더니 삼성이 1대2로 뒤진 3회초에는 우익수쪽 2루타를 날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출루한 우동균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동점을 만들었다.
양준혁의 방망이가 승부를 가른 것은 4대4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12회초. 이미 믿을 만한 불펜 투수들을 모두 써버린 두산은 선발 요원 김선우가 등판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현재윤이 좌익선상 2루타를 친 뒤 우동균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석에 선 양준혁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5대4 역전을 일궈냈다.
다만 이미 홈런과 2루타, 단타를 기록한 양준혁이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쉬운 부분. 뒤늦게 발걸음을 빨리 한 양준혁은 3루까지 내달았지만 아웃, 개인 통산 3호이자 프로 통산 14호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놓쳤다.
삼성과 두산은 이날 총력전을 폈다.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삼성도 절박했지만 4연패에 빠져 있던 두산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 삼성은 선발 투수 윤성환(6이닝 2피안타 3실점)에 이어 권혁, 정현욱 등과 마무리 오승환을 등판시켰고 두산 역시 선발 맷 랜들에 이어 임태훈, 이재우 등 불펜의 핵과 마무리 투수 정재훈에다 김선우까지 마운드에 올렸다.
4, 5회 점수를 내지 못한 채 2대2로 맞선 6회초 삼성의 최형우가 2점 홈런을 터뜨려 두산의 임태훈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지만 두산은 6, 7회 윤성환과 권혁을 상대로 1점씩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 불펜의 버팀목 정현욱(3과 3/2이닝 무실점)과 이재우(3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승부는 어느새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삼성은 11회초 2사 1, 3루 기회를 놓쳤지만 11회말 닥친 2사 만루 위기를 무사히 넘겼고 12회초 양준혁의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12회말 등판한 오승환은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 시즌 25세이브째를 챙겼고 삼성은 4위 자리를 지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7일 야구 전적
삼성 101 002 000 001 - 5
두산 200 001 100 000 - 4
▷삼성 투수=윤성환 권혁(7회) 정현욱(7회) 조현근(11회) 안지만(11회·4승) 오승환(12회·25세이브) ▷두산 투수=랜들 임태훈(6회) 김상현(6회) 금민철(7회) 이재우(8회) 정재훈(11회) 김선우(12회·4패) ▷홈런=양준혁(1회 1점) 최형우(6회 2점·이상 삼성)
롯데 9-2 한화
KIA 8-2 우리
SK 11-0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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