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의 패러다임이 국가 간 경쟁에서 도시 간 경쟁으로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대구의 변화가 시급하다.
국제도시로 인정받은 서울은 물론이고 인천 부산 등 국내 주요 도시들은 이미 눈부시게 변신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 서울의 위성도시에 불과했던 인천은 국제공항과 송도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부산은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를 지향하면서 원도심(부산역 부근)과 구도심(남포동·광복동 일대), 도심(서면 일대)의 경제활성화에 전력을 쏟고 있다.
끊임없는 도심 재창조(재생)는 인근 일본의 주요 도시에서도 핵심과제가 되고 있다. 도쿄는 복합재개발로 관광명소로까지 부상한 록본기힐스와 미드타운, 그리고 전통을 바탕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하라주쿠' '신주쿠' '아키하바라' '긴자' 거리로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요코하마는 도시를 상징하는 새로운 대표적 공간으로 '마라토미라이21'을 개발하는 동시에 민·관 협력을 통해 '모토마치'의 150년 상권 번영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사카는 복합건물 위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한 '남바파크' 개발로 쇼핑몰과 공원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바꿨다.
국내 주요 도시들이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심재창조에 주목한 것도 10년이 넘었다. 도심이야말로 그 도시의 얼굴이고, 주민들 품격과 수준을 대변하는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구의 도심에 대한 관심은 아파트 짓기에만 쏠려 있었다. 도시 발전 또는 개발이라고 하면 외곽에 공장이나 베드타운형 아파트를 지어 올리는 것만 생각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숲이 중심부로까지 확대됐다. 달리 할 것도 없고 그래도 주상복합이라는 이름으로 용적률을 높여 아파트를 짓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구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통해 겨우 도심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게 됐다. 눈앞의 이해관계를 떠나 장기적 안목에서 '세계도시' 대구의 모습을 고민한 것이 겨우 1년 남짓 된 셈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상용 공간시스템연구실장은 "국내외 유명 대도시들이 다핵 도심을 갖고 있는 반면에 대구의 도심은 수백년 동안 하나뿐이었다"며 "대구가 도시 전체의 재생과 활성화를 도모하려면 무엇보다 도심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도시들이 보여준 각각의 성공사례들을 어떻게 우리 실정에 맞게 소화하고, 대구만의 독특한 삶의 공간을 창출해 내느냐 하는 것이 도심재창조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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