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급물살 타는 DDA, 이번엔 제대로 솜씨 발휘를

그동안 잠잠하던 多者間(다자간) 무역협상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 대외정책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외교통상부는 어제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주요국 통상 각료회의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산물 및 비농산물 분야 세부원칙에 대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DDA 무역협상은 각국 무역 간의 관세와 보조금 문제, 그리고 농업 분야에 관한 문제가 논쟁의 초점이다. 즉 선진국은 개도국에 공산품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개도국은 선진국에 농산품 시장개방을 요구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 2001년 출범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각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자 협상을 중심으로 무역정책을 진행해왔는데 DDA가 타결되면 세계 무역질서는 큰 틀 하나로 통합될 공산이 크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농산물 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농산물 분야는 개도국 입장에서, 공산품 분야는 선진국 입장에서 참여해 왔는데 일단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잠정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평가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현행 농산물 수입 관세율을 3분의 1 정도 낮춰야 하지만 인삼'참깨'옥수수 등 한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품목은 대부분 예외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여 농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로 볼 때 이 같은 '이중적 태도'를 다른 회원국들이 모두 인정해 줄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종 타결 때까지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최상의 협상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최근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보듯 두 번 세 번 재협상하는 어설픈 외교력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의 진정한 외교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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