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인터넷쇼핑몰의 성장통

거래액 15조 3대 유통채널 성장/연관산업 발전도 함께 도모해야

국내에 인터넷 쇼핑몰이 도래한 지 올해로 만 12년. 1996년 2개에 불과하던 인터넷 쇼핑몰 수는 5천여개로 증가했으며, 연간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거래액은 2007년 15조7천656억원을 기록했다. 또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결과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는 1996년 731만명에서 2007년 3천482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50.5%가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은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는 셈이다. 인터넷 쇼핑몰은 이제 백화점, 대형소매점과 함께 3대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 쇼핑몰은 일반적인 유형 상품뿐만 아니라 여행, 문화공연, 생활서비스, 온라인 강의 등 무형의 상품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면서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소비자는 밖에 나가지 않고도 언제 어느 곳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고,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지역 영세상인들은 손쉽게 새로운 유통망을 갖추게 됐다.

인터넷 쇼핑몰 비즈니스 영역이 확장될수록 전자지불결제, 가격비교, 택배, 온라인 광고 등 연계산업의 폭도 점점 확장됐다. 뿐만 아니라 상품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MD'(머천다이저)와 비슷한 품목의 물건을 파는 판매자들을 관리하는 'CM'(카테고리매니저)이라는 새로운 직종도 만들어 냈다. 이렇듯 인터넷 쇼핑몰은 지난 12년간 유통 및 연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나치게 역기능만 강조되면서 공격과 제재, 감시가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 고발 프로, 시민단체, 각종 인터넷 게시판 등 소비자들이 불만을 호소할 곳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쇼핑몰은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은 전자상거래의 성장단계에서 보면 아직 청소년기에 불과하다. 때로는 예측하지 못했던 어려움에 직면해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하고,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주위환경과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큰 그릇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그저 그런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훈육도 필요하지만 너무 체벌하고 억누르기만 하면 건강하게 자라기는커녕 성장이 멈춰 버리거나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상거래 주도권이 바뀌게 됐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유통 정보 제공과 교육 기능을 통해 막강한 권한을 제공하고 소비자 중심의 경제구조로 완벽히 바꾼 것이 바로 전자상거래이다. 인터넷이라는 열린 미디어를 통해 모든 정보가 쌍방향으로 소통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점이 인터넷 쇼핑몰 영속 비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통에 있어 온라인 침투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그런 만큼 인터넷 쇼핑몰 업체는 지금까지 에스크로제, 공인인증제, 안전결제, 자율준수규약, 실시간 배송추적 등 소비자보호를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해 시스템을 연구하며 발전해 왔다. 물론 인터넷 쇼핑몰의 발전과 더불어 발생되는 문제점도 간과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어떠한 산업 분야에도 발전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역기능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다른 산업 발전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비해 인터넷 쇼핑몰의 문제점이 얼마나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잡는 것을 두고 矯角殺牛(교각살우)라고 한다. 한마디로 일부분의 문제를 고치려다 전체를 망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물고기 한 마리가 개천을 흐렸다고 개천의 물고기를 모두 죽이는 것은 곤란하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인터넷 쇼핑몰들의 노력만큼 소비자도 성숙된 의식을 가지고 소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판매자들이 얄팍한 상술이나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

소비자, 관계기관이 모두 이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거름을 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를 통해 연관산업의 발전도 함께 도모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상규 인터파크IN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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