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을 사고 팔아 보지 않으면 진정한 컬렉터라 할 수 없다. 미술품 매매는 주로 화랑, 경매, 아트페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화랑은 작가와 미술품 애호가를 연결해 주는 곳이며 경매는 미술품 애호가로부터 작품을 위탁받아 다른 미술품 애호가들에게 판매하는 시장이다. 아트페어는 화랑과 미술품 애호가들의 가교 역할을 주로 한다.
화랑에서 전시를 통해 작품이 판매될 경우 통상적으로 판매 금액을 작가와 화랑이 5대 5 또는 6대 4로 나눈다. 전시 없이 중계 판매를 할 경우에는 6대 4, 7대 3으로 작가의 몫이 좀 더 증가한다. 컬렉터로부터 작품을 위탁받아 판매했을 때는 10% 정도의 수수료를 뗀다. 경매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8.8~11% 정도다. 수수료는 작품 판매를 위탁한 사람, 작품을 구매한 사람 모두 경매회사에 지불해야 하며 아트페어에서도 작품 판매 대금을 작가와 화랑이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
미술품 매매 요령에 대해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눈여겨 봐 두었던 작가의 작품은 충분히 공부한 뒤 좋은 화랑에서 구입하라고 말한다. 같은 작가 작품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므로 작가 이름만 보고 구매해서는 안 되며 작가가 세상을 떠난다고 작품 값이 오르는 것도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기왕이면 작가의 개성이 가장 잘 나타난 대표작을 사야 하며 현대미술은 굳이 이해하거나 해석할 필요가 없고 주식 투자처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림을 판매했을 경우 판매 대금 모두를 그림에 재투자하고 사는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작품을 내놓지 말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러면 어떤 화랑이 좋은 화랑일까. 전문가들이 말하는 좋은 화랑은 꾸준히 수준 높은 전시를 개최할 수 있는 전시력을 갖춘 화랑이다. 상업성뿐 아니라 예술성도 함께 추구해야 하며 화랑만의 독특한 색깔도 지녀야 한다. 소위 말해 돈만 있으면 열 수 있는 전시로는 좋은 화랑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 갤러리가 활동량에 비해 화단에서 큰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지나친 상업성 추구 때문이다. 큐레이터 김혜경씨는 "좋은 화랑은 판매에 치우치지 않고 컬렉터들의 안목을 높여주는 노력을 해야 하며 작품을 판매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트페어는 컬렉터들이 소장 미술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화랑들이 갖고 나온 작품을 구매하는 곳이다. 미술품 판매에 목적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팔릴 만한 작가의 작품이 주로 출품되는 것이 특징이다. 돈 되는 작가가 누구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아트페어는 미술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세세한 가격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유행하는 미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경매는 미술품 투자의 산 교육장이다. 즉석에서 시장 분위기와 거래가 활발한 작가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낙찰률, 낙찰금액, 낙찰가와 판매 전 추정가를 비교해 보면 미술시장이 상승세인지 하락세인지 판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경매에 참석해서 추정가 옆에 낙찰가를 적어 두고 유찰되었으면 그 사실도 기록하라고 말한다. 한 작가의 작품이 추정가보다 훨씬 높게 팔렸다면 원인에 대해서도 알아 보라고 충고한다. 추정가와 낙찰가 사이의 차이를 조사해 보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지난 6월 30일 대구MBC에서 열린 옥션M 제4회 미술품경매에서는 오윤과 일본 작가 아야코 로카쿠 작품(총 5점)이 모두 추정가를 훌쩍 뛰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오윤 작가는 한국 화단에서 재평가를 받고있는 작고 작가였고, 아야코 로카쿠는 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컨템포러리 작가인 점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직접 작품을 확인한 뒤 경매에서 작품을 구입해야 하며 경매를 통해 작품을 판매할 경우 신중할 것을 주문한다. 작품 가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판매할 작품의 추정가가 구입가에 못 미칠 수 있으며 낙찰가도 추정가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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