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왜 몰리냐고요. 글쎄요…,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 때문이 아닐까요."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는 매달 3천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다. 대구경북에서 가장 많은 류마티스 환자들이 몰리는 곳이다. 최정윤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굳이 이유를 들자면 의사는 환자를 잘 이해하고, 환자도 의사 말을 잘 들어줘서 그런 것 같다"며 "치료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했다.
류마티스 또는 류마티즘은 세균 같은 외부의 이물질에 대해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체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잘못 작동돼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질병. 류마티스관절염'강직성척추염'루푸스 등이 모두 류마티스질병이며, 보통 관절부위의 만성염증으로 나타나지만 근육'폐'피부'혈관'신경계'눈 등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발열, 피부발진과 결절, 피로, 눈의 염증성 질환 등의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최정윤 교수는 이런 류마티스질병 가운데 가장 흔히 나타나고 널리 알려져 있는 관절염 치료 전문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 관절이 붓고 통증이 생기는데, 주로 아침에 나타나고, 뻣뻣한 시간이 길어지면 오전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까지 이른다.
이런 류마티스관절염은 100명 가운데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제대로 병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류마티스내과가 있다는 것도 잘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아요. 젊은 사람들은 오랜 기간 증세가 나타나도 류마티스관절염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죠. 아직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만 관절염에 걸린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이기도 한 최 교수는 "이런 까닭에 관절염을 제대로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병을 제대로 알아야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여자의 손으로 먼저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발병하지만 30, 40대가 약 80%를 차지하고,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3배 정도 많이 발병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봐 호르몬과 연관 있거나 유전적 요인, 흡연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여류(女Rheu)사랑-그녀와 희망을 나누다'는 주제로 2월부터 열고 있는 '사진전'은 이런 류마티스관절염을 대중과 사회에 알리는 행사.
최 교수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작한 전시회가 다음달 대구가톨릭병원에서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라며 "10월 둘째 주 세계 관절염 주간에 류마티스관절염을 제대로 알리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환자진료에, 학회활동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2007년 대구시의사회 학술상을 비롯, '저널 오브 엑스페리멘탈 메디신', '저널 오브 류마톨로지', '관절염과 류마티즘' 같은 세계적 권위의 학회지에 논문을 싣고 있고, 2007년 이후 지금까지만 SCI 10편 및 국내잡지 15편의 논문을 발표 또는 출간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 교환교수로 연수를 떠나 1년3개월간 관절염 발병 경로 연구에 매진했다. 자가항체를 만드는 쥐를 모델로 삼아 '톨(Toll) 수용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이에 대한 연구 논문이 국내외 유수의 학회지에 실리고 있다. 최 교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저 즐겁다"며 "환자를 행복하게 하는 의사,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바른 의사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프로필
△1985년 경북대 의대 졸업 △94년~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 내과 교수 △2002~2003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 교환교수 △2007 대구시의사회 학술상 △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 내과 과장 및 교육연구부장 △현재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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