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불현듯 이효석 문학관을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 지난해 7만명의 관람객을 모으고 1억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는지 현장에서 살펴보고 싶었다. 마침 얼마 전 대구문협이 대구문학관 건립을 위한 포럼을 개최한 바 있어 궁금함이 더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은 이미 영화나 TV에 소개되었고, 웬만한 사람은 한번쯤 읽은 1930년대 짧은 단편소설이다. 문학관 주위에는 소설속의 메밀밭과 물레방아, 당나귀 등을 재현해 놓았고, 생가도 재현해 놓았다. 해마다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어 문화를 사랑하는 우리국민들의 높은 수준을 읽을 수 있었다. 문학관은 그 지역의 인물을 돋보이게 하고 관광자원이 된다. 외국 어디를 가도 유명문인들의 생가나 발자취는 명소가 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박경리 선생의 옛집을 인수하여 토지문학공원을 만들어 놓았고, 전남 담양에서는 가사문학관 일대를 세계적인 문학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서 해마다 600여명의 문인을 초청하여 행사를 하고 있고, 그 경비를 지역에서 담당하고 있다.
대구도 이상화 고택을 중심으로 인근 계산동에서 태어난 현진건을 같이 묶는 대구의 대표격인 거물 시인과 소설가를 기리는 문학관이 탄생한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두 분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현진건은 이상화를 백조동인으로 인도하여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하게 하였고, 이상화는 현진건의 외동딸인 화수와 박종화의 외아들 돈수를 중매하였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같은 날 사망하였다. 옆에는 서상돈 고택도 있어 이 일대를 문학공원으로 만들면 문화도시의 면모와 대구에 왔다면 누구나 한번 들르는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가까이는 대구문화거리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40개의 많은 문학관이 있다.
서울에는 문학의 집 외에 세계 여성, 한국현대, 삼성출판 박물관과 명인, 한무 문학관이 있다. 경상도에는 경남, 구상, 동리 목월, 김달진, 이문열, 마산, 지훈, 요산, 이육사, 이주홍, 지촌, 거제도 청마, 통영 청마, 추리, 평사리 문학관이 있다. 경기도에는 조병화, 만해, 편운 문학관이 있다.
전라도에는 목포, 미당, 아리랑, 조태일, 채만식, 최명희, 가사, 박화성 문학관이 있고 충청도에는 농민, 원서, 정지용, 한국문인 인장 문학관이 있다. 강원도에도 이효석, 김유정, 김삿갓, 토지 문학관이 있다.
문학관이 없는 도시는 대구밖에 없다. 명색 교육도시·문화도시라고 자랑하면서….
송일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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