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28년 만에 逆轉된 외국인 직접投資

해외 투자자금이 한국을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FDI) 純(순)투자액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8억8천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액은 45억4천만 달러인데 철수한 돈은 이보다 8억8천만 달러가 많다는 얘기다. 이 같은 순유출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0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투자시장으로서의 한국의 매력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바이 코리아'를 외치며 들어온 해외 자본이 가치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LG필립스LCD와 하이마트 지분 매각 대금 30억 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내부에 있다. 잦은 노사분규, 정치'사회적 불안에다 부동산 가격은 높고 기업규제 완화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외국인의 발길을 잡을 수 있겠는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 유일하게 FDI가 3년 연속 줄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도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 순투자액은 꾸준히 늘어 올 상반기 68억 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자금조차 국내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 무대에서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어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 그대로 둔 채 중국의 등급을 A에서 A+로 상향조정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도 이미 중국을 한국보다 한 등급 높게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막 부상하는 중국보다 신용등급이 낮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경제가 벌써 飽滿(포만)상태에 돌입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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