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창업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에 따르면 대구지역 음식점은 현재 1만9천594곳으로 지난 2004년 2만3천512곳에 비해 17% 정도 감소했다. 지역 창업시장이 상반기 각종 악재를 딛고 하반기엔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각종 악재 터져
창업전문가들에 따르면 상반기 외식업계의 가장 큰 악재는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등이었다. 특히 유가와 곡류값의 상승으로 원재료비가 급격히 상승해 외식업체들은 많이 팔아도 오히려 이익은 감소하는 악순환을 겪었다.
AI파동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오리전문점은 돼지고기, 한식 등으로 업종전환을 시도하거나 임시휴업 또는 폐업을 하기도 했다.
치킨전문점의 경우 매출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아직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AI파동이 수면으로 가라앉으면서 매출향상을 기대했지만 생닭 등 원재료값 상승에 부딪쳤기 때문. 대구지역 한 치킨전문업체 관계자는 "현재 매출은 작년 여름성수기와 비교해 90%까지는 달성했지만 닭값이 지난해에 비해 마리당 1천원 정도 인상돼 매출상승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우와 호주산을 취급하는 쇠고기전문점도 타격을 받아 매출이 급감했다. 앞으로 매출향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돼지고기전문점도 AI파동과 쇠고기수입문제 등으로 인해 5월초쯤 반사효과를 노렸지만 급격한 돼지고기값의 상승으로 순수익 감소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중 돼지고기 판매량이 높은 여름 휴가철이지만 매출상승에 대한 기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반기 전망은
하반기부터 프랜차이즈 본사의 정보 공개서 제출이 의무화되고 가맹금 예치제 등이 시행되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또 하반기 창업시장은 여전히 웰빙과 여성을 겨냥한 아이템이 선호될 전망이고 외식업계의 경우 각종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웰빙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반기에 그나마 선전한 아이템은 돼지고기, 생맥주, 해산물, 면요리 등이며 이러한 아이템들은 AI와 쇠고기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는 동안 어느 정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디저트카페'와 같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아이템은 하반기에도 계속 선전할 전망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최근 해물찜요리전문점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매장 수도 증가하고 있다. 다른 메뉴들에 비해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
닭요리 전문점의 경우 '두마리' 시장이 아직 선전하고는 있으며, 치킨·호프 형태의 '복합매장'도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고깃집의 경우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함께 취급하는 정육점형 식당은 가격이 저렴하고 소비자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 하반기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산 쇠고기수입개방에 따른 불신으로 인해 창업을 미루거나 소비를 꺼려하는 현상이 진정돼 소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저가 쇠고기 전문점 창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아이템 중 1천원 김밥, 저가피자, 저가 치킨전문점 등은 급격한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인상했지만 인건비 등의 부담으로 인해 매출상승에 효과가 없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결국 대표적인 '지는 아이템'으로 손꼽히게 되었고 하반기에도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예비창업자들은 각종 악재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외식업체들을 지켜보면서 비교적 유행에 덜 민감하고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아이템으로의 창업을 원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경기불황으로 인해 소자본 창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영남외식연구소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불황으로 더 싸고 차별화된 아이템을 선호하게 됐으며 업체들은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서비스나 음식의 질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안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각종 악재에 따른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은 업체들은 하반기에는 매출회복의 기대를 갖고 차별화된 메뉴개발과 서비스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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