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다로~"
휴가가 절정에 달한 8월의 첫 주말, 찜통 더위에 피서행렬이 이어지면서 도시가 텅 비었다. 대구와 경북 대부분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거리는 한산했고 대구의 주요 공단과 재래시장, 상가밀집지역 등도 집단 휴가를 떠나 적막마저 느껴졌다.
3일 오후에 찾은 서문시장. 곳곳에 굳게 닫힌 가게문에는 '31일부터 3일까지 휴가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다. 노점서 채소를 팔던 장순복(72·달성군 가창면) 할머니는 "한 푼이라도 벌어볼까하고 나왔는데 시장을 찾는 사람도 얼마 없어 일찍 들어가야겠다"며 서둘러 보따리를 챙겼다.
점포 수천개가 몰려있는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 등도 '31일부터 3일까지' 합동 휴가를 떠나 한적한 모습이었다.
중구의 동성로도 평소보다 사람이 절반 이상 줄어 한산했다. 그나마 시내를 찾은 사람들도 에어컨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백화점이나 영화관으로 몰려 들었다. 한일극장 관계자는 "평소 주말보다 관객이 35%늘었는데, 미처 휴가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이 몰려 오히려 관객이 더 늘어났다"고 했다.
공단은 정적만이 감돌았다. 진량공단에서 건재상을 운영하는 현모(50)씨는 "워낙 불경기라 휴가 갈 형편도 안 되지만 공장들이 다 문을 닫으니 덩달아 휴업했다"고 했다. 아파트 주차장은 텅 비었고 단지 앞 상가들도 손님이 뚝 끊겼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모(44·수성구 만촌동)씨는 "오늘 휴가를 떠난 사람이 많아 구경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대구의 주요 도로도 차량이 줄어 시원스럽게 뚫렸다. 주말과 휴일 동안 달구벌 대로나 신천대로, 시내 주요 네거리는 지체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김정우(43·수성구 시지동)씨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반월당까지 평소의 30분과 달리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3일 오후 대구경북의 주요 고속도로는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는 차량들로 심한 정체를 겪었다.
대구와 연결된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는 차량 행렬이 3일 오후 4시부터 가다 서다를 반복해 오후 11시를 넘어서야 풀렸다.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는 "3일 하루 동안 69만3천500여대의 차량이 대구경북의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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