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과 세수 창출 효과가 큰 '매출 1조원 기업'을 지금보다 두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업 본사가 부족한 대구경북이 동남권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간판기업을 육성하거나 타지 기업을 유치해서라도 고용과 세수 창출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전국 1천대 기업 중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은 대구 2개, 경북 5개 등 7개다. 부산·울산·경남의 22개에 비해 턱없이 적으며, 경제규모가 비슷한 대전·충남(10개)에 비해서도 3개나 모자란다. 경제 규모가 작은 광주·전남(5개)과 비교해도 많지 않다.
수가 많지 않은데다 증가 속도가 느린 것도 지역 경제의 취약점 중 하나다. 대구경북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은 2002년에 비해 2개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같은 기간 10개나 늘었다. 대전충남의 경우 2002년 5개에서 2007년 10개로 두배 증가했다.
대구에서는 금융업체인 대구은행을 제외하면 제조업에서 한국델파이가 유일하게 매출 1조원을 넘어섰지만 이를 뒤따를 기업은 현재로선 눈에 띄지 않는다.
제조부문 매출 1조원 기업은 다방면에서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고, 고용의 질이 향상되며, 연관산업 및 협력업체 육성 등에서 지역에 큰 기여를 하기 때문.
일본 제3의 도시인 나고야가 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끼어 침체되고 있다가 지자체 및 경제계가 합심해 도요타자동차 본사를 유치한 이후 빠른 속도의 경제 회복세를 보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경제계는 지역에서는 완성품 생산업체보다 부품 및 소재기업이 제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매출 1조원 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대기업 본사를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토종기업의 매출이 급성장할 수 있도록 공장부지 및 세제 등에서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기업이 올 수 있는 인프라 제공이 급선무이며, 이를 위한 동남권 신공항 조기 건설이 절실하다는 주문도 많다. 최용호 산학연구원 이사장(경북대 교수)은 "지역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매출 1조원 기업이 대구경북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무엇보다 항공 접근권을 높이는 국제공항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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