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요코하마 40년 대역사 '미나토미라이21' 완성 눈앞

[동성로에서 길을 묻다] 선진도시에서 배운다-요코하마

▲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 부지에 들어선 미나토미라이21은 배를 만들던 도크를 그대로 보존, 문화 및 각종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크 앞쪽에 보이는 건물이 랜드마크타워의 일부분.
▲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 부지에 들어선 미나토미라이21은 배를 만들던 도크를 그대로 보존, 문화 및 각종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크 앞쪽에 보이는 건물이 랜드마크타워의 일부분.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요코하마를 잊지 못할 것이다. 월드컵 결승전과 폐막식이 열렸던 곳이 바로 요코하마였다.

그런데 일본은 왜 수도인 도쿄가 아닌 요코하마에서 세계적인 스포츠축제의 대미를 장식했을까? 그것은 요코하마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1964년 처음 구상되고, 1985년에 첫 개발을 시작한 미나토미라이21이 요코하마를 세계 속에 우뚝 솟은 국제도시로 도약하게 하는 발판이 된 셈이다. 2010년 사업이 완료될 계획인 미나토미라이21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981년 시민공모로 이름이 지어진 '미나토미라이21'은 문자 그대로 '미나토(항구)'와 '미라이(미래)'가 '21세기'와 어우러진 의미로 '21세기 미래 항구도시 요코하마'를 상징한다. 미나토미라이21 지구는 요코하마역 동구지역과 신항지구 등을 합쳐 186㏊(약 56만3천평)에 이르고 이 중 76㏊는 매립에 의해 만들어졌다.

요코하마가 미나토미라이21 사업을 추진한 것은 도시 정체성과 자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도쿄에서 30㎞ 정도 떨어진 요코하마는 1990년 이전 우리나라의 인천처럼 위성도시에 불과했다. 시 취업자의 25%가 도쿄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시내에 일자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요코하마에 살면서 도쿄로 일하러 가는 경향은 계속될 것이 뻔했다. 그리고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업무기능과 중추관리 기능을 집적시키는 것이 긴요했다. 미나토미라이21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도심 선도사업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미나토미라이21 지역 거주자는 3천가구 1만명에 불과하지만, 이곳의 고용목표는 무려 19만명에 이른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요코하마 도심부는 1859년 개항 이래 도심이었던 간사이, 이세사키쵸지구와 교통터미널로 발전한 요코하마역 서구지구로 나뉘어 있었고, 이 2개 지구 사이에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 다카시마 부두 및 육지 구릉지 쪽으로 주택들이 밀집해 있었다. 도시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어 이 지역을 지나는 국도 노선이 병목을 일으켰고,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지를 일체화할 필요가 생겼다.

요코하마시 도시재생추진과 가와테 계장은 "두 개의 도심을 동시에 보면서 조화롭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계획하고 추진해 왔다"며 "미나토미라이21을 통해 요코하마 도심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나토미라이21 사업의 구상이 현실화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964년 첫 구상 이후 1965년 시 6대사업의 하나로 '도심부 강화사업'이 발표되고 추진됐지만, 기본구상이 보고된 것은 1979년 12월이었고, 1981년과 1982년에야 '미나토미라이21'이라는 사업 명칭과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됐다.

대구경북연구원 최영은 박사는 "미나토미라이21은 국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받은 국가적 프로젝트로서 공공섹터·민간섹터·제3섹터가 일체가 되어 사업을 추진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1984년 발족한 제3섹터 기관 (주)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의 발족. (주)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은 1988년 토지 소유자 및 임대자와 시가지 조성 기본협정을 체결해 사업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 협정은 시가지 조성의 주제나 토지이용 이미지 등과 함께 물과 숲, 스카이라인, 가로수, 접근로, 색조 및 광고물 등 시가지 조성의 기본적인 방침을 정하고 있으며, 운용조직으로 '미나토미라이21 시가지조성 협의회'를 구성했다.

최 박사는 "오랜 구상 속에서 도시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나토미라이21 사업이 꾸준히 추진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민간의 힘이 충분히 발휘되는 사회 실현'이라는 도시경영 기본이념 아래 민간기업의 힘을 잘 활용하고, 시민과 공동으로 도시를 경영하고 있는 요코하마의 사례는 재원의 한계가 많은 대구가 관심을 가질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