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사료값 폭등…축산농 거센 반발

사료값 인상을 둘러싸고 농협중앙회와 전국의 축산농들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국 9곳의 사료공장 소비자가격을 평균 18.6% 기습 인상한 농협중앙회가 축산농들의 반발에 부닥치자 이번에는 '1개월 동안 3% 특별할인 판매' 방침을 내놓아 더 큰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전국한우협회는 5일 시도지회장 긴급회의를 열어 농협중앙회가 '다음달 3일까지 1개월 동안 축종별로 평균 3%씩 특별할인 판매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국 사료공장을 찾아 생산라인 중단과 출고 저지에 나선다는 강경 입장을 정했다.

이날 지회장들은 "농촌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축산업마저 무너질 경우 농민들은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이라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사료가격 인상을 동결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농협중앙회측이 지난 5월 대의원모임을 통해 긴축경영혁신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축산농가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약속을 하고도 지금까지 이렇다할 노력조차 없다가 18.6%를 기습 인상한 것은 축산농가 보호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겠다는 모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전국한우협회측은 인상안을 철회했던 김해축협 사료공장을 제외한 전국의 농협 사료공장 8곳에 대해 축산농가들이 집회를 열고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출고 저지 등 인상안 철회를 요구하는 강경 투쟁을 벌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영한 대구경북도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사료값은 107%나 인상된 반면 소값은 무려 40%나 떨어진 상태"라며 "사료값 인상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축산농가는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으로 농협중앙회 측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동시지부 조득래 사무국장은 "사료의 농장 직거래를 막으면서 회원 농협이 장사 잇속을 챙기고 또 농협중앙회가 1%의 판매 수수료를 챙겨가고 있는 판매 형식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모 축협의 경우 선수장려금 등 사료를 판매하면서 얻은 이익이 한해 동안 40여억원에 이르는 등 엄청난 수익을 챙기고 있어 고통분담 운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은 "송아지나 암소가 매매조차 안 되는 등 퇴로가 없을 정도로 한우농가의 어려움이 극에 달해있다"면서 "농협은 한우농가 보호와 농업의 마지막 희망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최악의 경우 1천억 정도의 손해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