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했다가 다시 수정한 미 지명위원회(BGN)가 백두산과 천지 전부를 중국령으로 분류해온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만강 하구의 섬인 '큰섬'의 경우 지명 분류에서는 북한령으로 해놓고도 지도에서는 러시아령으로 잘못 표시하는 등 오류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BGN의 해외지명 검색란에 국립국어원이 제정한 백두산의 영문표기인 'Baekdusan'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쓰는 'Paektusan'은 BGN이 등재한 13개의 백두산 지명 목록 중 하나로 나오긴 하나 중국령으로 되어 있다. 천지(Chenji)도 38개 표준지명 가운데 하나로 나오지만 통째로 중국령으로 표기돼 있다.
이런 오류가 단순 사무착오인지, 의도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BGN의 전문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독도 영유권 기술 변경이 논란을 빚자 미국 정부는 '외교정책적 고려 없이 지리 전문가들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 해도 과학적 타당성과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전문가들이 한두 번도 아니고 다반사로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는 우리 책임이 크다. 사실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왔고 바로잡는 노력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5일 BGN의 한반도 관련 표기에 적잖은 오류가 있다며 시정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독도 표기 파문 이후 해외 지명의 전면적인 오류 재검토 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잘못 표기된 우리 지명을 바로잡을 좋은 기회다.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는지 지켜보겠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