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일손부족 농가에 보탬되면 좋겠어요"

농촌 수확체험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

▲ 민들레봉사단 및 대구시자원봉사센터가 동구 신서동 과수원에서 마련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주여성 및 가족들이 즐거운 포즈를 취했다.
▲ 민들레봉사단 및 대구시자원봉사센터가 동구 신서동 과수원에서 마련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주여성 및 가족들이 즐거운 포즈를 취했다.

뙤약볕이 작렬하던 지난달 24일 오전 9시. 대구시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인근 과수원에 이색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자두 및 복숭아 수확 체험을 하기 위해 찾아온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18명과 따라온 3명의 남편들이 주인공.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동구 민들레봉사단원 5명과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직원 2명도 자리했다.

대구시 자원봉사센터와 민들레봉사단이 이주여성들의 사회적응력 향상을 통한 사회통합을 위해 마련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주여성들은 자두와 복숭아를 따고 선별해 포장하는 작업을 도왔다.

서툰 솜씨였지만 농부가 정성껏 키운 과일을 수확하는 그들의 손은 분주했고, 연방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으면서 일에 열중했다. 농촌 일손 부족이 심각한 현실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자신들이 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어려운 농가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하는 모습들이었다. 쓰레이돈씨 부부는 "덥긴 하지만 우리의 손으로 딴 과일을 소비자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들은 일하는 틈틈이 주인이 내준 자두와 복숭아를 먹었다. 낯선 한국 땅에 시집온 지 제법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은 먹는 방식에서 한국식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한 듯한 행동들이 더 예쁘게 보여졌다. 이들은 볶은 소금과 향신료, 베트남의 매운 고춧가루를 사용해 과일을 찍어 먹으며 맛을 음미해 지켜보는 한국인들이 신기해했다.

숨막히는 강렬한 햇볕 때문에 더 이상 작업이 어려워 서둘러 오전 일과를 마무리짓고 낮 12시 30분쯤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들과 함께 하는 동안 이주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오면서 1천만원 정도의 부채를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매달 10만~20만원의 돈을 송금해야 친정식구들이 안정이 되는데 그러지 못해 가슴 아파하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들었다.

마메씨의 대모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분늠(동구 율하동)씨는 "다양한 교육 및 취업을 통해 이들이 한국에 정상적으로 정착하는 것은 물론 친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이른 시일 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신희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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