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경북 봉화 춘양면사무소에서 열린 경북도와 한나라당의 정책간담회.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지역 국회의원 14명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도와줄 거면 확실하게 도와라"는 것이었다.
김 지사는 이날 "550만명이 사는 경북과 대구의 국세 규모가 서울 영등포세무서 한곳보다도 적다" "지난 대선 때 경북은 한나라당에 전국 최고 투표율과 득표율을 선물했다는 점을 상기해달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동안 '별러온'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 지사는 지역 민심부터 꺼내들었다. 이명박 정부가 지역에 준 건 '배제와 소외'라는 여론을 소개했다. "인적 쇄신 바람에 영남은 배제되고 있고, 정부 예산에서도 경북과 대구는 소외되고 있다. 심지어 있던 예산도 제로베이스로 만들어버렸다"고 열변했다.
"경북은 참 억울하다"며 말을 이어간 김 지사는 "지역에 정부 보따리를 더 달라고 하는 게 결코 아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동쪽과 서쪽의 균형을 맞춰달라는 것뿐이다"며 도대체 한나라당 지도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현실을 알고는 있느냐는 심정을 토로했다.
허태열 최고위원이 포항의 방사광가속기 문제를 거론하며 경북이 정부 정책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하자 김 지사는 "전국 최고 수준의 가속기가 여러 개 있는 포항에 차세대 가속기를 주는 것은 당연한 처사 아니냐.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것이다"고 맞받아쳤다.
김 지사의 거침없는 열변에 자리가 다소 숙연해지자 박 대표는 "지사님 조금 부드럽게 해주세요"라는 농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김 지사는 "경북과 대구, 화끈하게 한번 밀어주이소"라는 사투리로 분위기를 바꾸면서 "지방에도 책임이 있는 만큼 정부와 한나라당이 신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간담회를 지켜본 도민들은 "모처럼 경북 도백의 역할을 보는 것 같다. 국회의원들도 화답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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