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요 번개시장 살려주세요" 대구 동·서변동 주민 요구

"노점상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구 북구 동·서변동 주민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서던 '번개시장'을 다시 열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중구청이 동성로 노점상을 정리하기 위해 행정대집행에 들어가는 등 곳곳에서 노점상을 없애달라는 것과는 정반대의 요구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에 화요시장이 선 것은 5년 전. 차량 노점 10대와 길거리 노점 30여개에다 시골에서 직접 키운 채소 등을 갖고 나오는 할머니들까지 가세해 화요일이면 북적이는 장터가 됐다.

그러나 2주 전부터 시장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6월 동변동 주민 70여명이 번개시장이 생기면서 악취와 소음 발생, 소방차를 막는 등 각종 불편을 겪고 있다며 폐쇄를 요구하는 진정을 넣었기 때문이다. 북구청은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달 29일부터 이곳에 노상정비팀을 투입해 '화요시장'이 서는 것을 막았다.

그러자 일부 주민들과 인근 상가 상인들이 나서 "번개시장을 부활시켜 달라"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동네 주위에 시장이나 소매점이 없어 가까운 곳에 번개시장이 있어서 편했다"며 "동네 사정과 상관없이 법만 앞세워 노점을 정리해 버려 아쉽다"고 했다. 김모(45·여)씨는 "화요시장에서는 1천원에 호박을 3개나 살 수 있었는데, 차를 몰고 소매점에 가면 호박 1개에 1천300원이나 한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 역시 "노점이 서는 날이면 시너지효과로 인해 장사가 잘 됐는데, 시장 폐쇄 후에는 주민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했다. 노점의 장점도 적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현재 북구에서는 칠곡 IC 인근에 150개의 노점이 장을 만드는 '금요시장'과 칠곡 4지구에 '수요시장'이 서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만이 접수된 경우는 없다.

북구청 관계자는 "상가 건물주와 일부 주민들의 진정 때문에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장이 새로 서더라도 주변 정리만 잘 된다면 법집행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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