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곡의 춤사위를 모두 다 엮어내면 성취감과 희열감이 밀려온다.''부부간 취미가 같아 말다툼을 해도 그리 오래가지 않고 곧 화해를 하게 된다.''적성에 맞는 춤을 전공했고 그것이 돈벌이도 되기 때문에 춤을 사랑한다.'
지금 이 시간 춤추는 사람들이"왜 춤을 추죠"라는 다소 어리석은(?) 질문에 답한 내용들이다. 춤은 만국공통어이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언어이기도 하다. 그 소통의 한 자락 끝에 서서 춤추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영건(34)'이청미(30) 부부
댄스스포츠와의 만남이 부부의 인연으로까지 맺어진 사이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기 위해 학원을 찾은 이씨가 이미 댄스스포츠 선수생활을 하고 있던 남편의 춤사위에 홀딱 빠진 것은 1990년대 후반. 이씨는"두 사람이 함께 공동취미를 공유한다는 게 댄스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당연히 혼자서는 출 수가 없고 추려면 신체접촉이 이뤄지기 때문에 티격태격 거려도 오래 가질 않기 때문이다. 부부는 현재 프로페셔널로서 댄스스포츠학원을 운영하며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홍기수(61)'서경희(54) 부부
자유업을 하는 홍기수씨가 춤에 입문한 지는 30년이 넘는다. 처음 외국의 댄스파티를 보고 묘미를 느껴 알음알음 춤선생을 찾아 댄스스포츠 10종목을 하나하나 섭렵해 나갔다. 취향에도 맞았다. 재미에 빠져들자 아내인 서씨에게도 권했다.
"부부갈등이 오래가지 않아요. 취미가 같다보니 춤을 추면서 쉽고 자연스럽게 화해가 되지요."서씨의 말이다.
춤을 추면서 얻은 최고 선물은 건강. 산행을 즐기기 않는 홍씨가 간만에 지인들과 산에 오를 땐 언제나 가장 먼저 정상을 밟는다. 노년기에 찾아올 수 있는 잡념과 스트레스는 남의 일이다. 지금도 부부는 1주일에 서너번 2시간 정도 춤을 춘다. 이를 본 이웃이 가르쳐 달라고 해서 이젠 어엿한 춤 선생이 됐다. 운동량과 예술성이 돋보이는 모던댄스가 이들의 특기이다.
◇올림픽 꿈나무를 노리는 오아람(17)
초등학교 때 후배가 추는 댄스스포츠를 보고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춤을 춘 지 7년째인 오양은 처음엔 재미가 있어 매력적이었으나 어느 정도 익숙해진 요즘은 오히려 힘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댄스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에 채택되면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폭염의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맹연습중이다. 대학도 댄스스포츠과가 아니면 무용을 전공하고 싶다는 오양은"무엇보다 자이브가 제게 맞는 춤인 것 같아요"라며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댄스스포츠 지도자를 꿈꾸는 권영국(24)
입문한 지 6년째인 권군은 선수생활을 꾸준히 하다가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모든 동작을 몸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스텝과 동작을 익혀가는 것이 무척 보람된다고. 그래서 하루 6,7시간을 마다않고 춤에 빠져 산다.
◇희열과 성취감이 좋다는 정영남(21'여)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정양은 4년째 댄스스포츠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입문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전한 동덕여대총장배에서 라틴댄스부문에서 1등을 하고나서 더욱 춤에 열중하게 됐다.
"아직 어려 뭐라고 표현은 못해도 춤을 익혀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이랄까, 희열이 밀려올 때면 더욱 춤을 열심히 추게 됩니다."고 했다.
◇춤추는 택시기사 박주형(44)씨
매스컴에서 댄스스포츠에 관한 기사를 읽고 춤을 춘 지 5년째. 육체적'정신적 활력은 물론 매일 매일의 생활이 즐겁다는 박씨는 라틴댄스의 기본인 룸바를 가장 자주 춘다.
"춤 한곡을 추면 2천m 달리기를 한 만큼의 폐활량이 요구되는 게 댄스스포츠입니다."
그만큼 숨이 차기 때문에 좋아하던 술과 담배도 딱 끊었다. 허리가 펴지면서 자세가 바르게 되는 댄스스포츠를 배워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는 박씨. 머잖은 장래 열심히 후배를 가르치고 있는 박씨를 상상해본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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