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보람이는 구토와 복통을 동반한 설사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아침에 먹은 닭고기죽이 문제였다. 전날 저녁에 먹다 남은 걸 엄마와 나눠 먹었다가 그날 오후부터 구토와 열, 설사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 병원을 찾은 엄마는 "바람이 잘 통하는 창가에 두었기 때문에 닭고기 죽이 상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포도상구균'에 의한 여름철 식중독 증상으로 밝혀졌다.
여름도 막바지다. 아기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여름철 감염성 질환으로 꼽히는 식중독은 주로 6,7월에 많이 발생하지만 적어도 9월까진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한다. 30℃를 넘나드는 고온과 높은 습도가 계속 이어지면 여전히 음식물이 쉽게 부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음식물을 섭취한 후 몇시간 내에 복통과 함께 구토 및 설사 증상을 보인다면 일단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적절히 조리되지 않거나 냉장 보관되지 않은 음식물을 섭취한 후 발생하는데, 아기들이 좋아하는 마요네즈'크림 같은 음식물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여 한다. 대게 음식물 섭취 후 1~7시간에 증상이 나타나며, 일반적으로는 12시간 이내에 호전을 보이지만 영유아들은 탈수나 쇼크 같은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탁아시설에서 집단으로 생활하는 아이는 감염성장염에 조심해야 한다. 가정에서 돌보는 영아보다 2배 이상 감염성장염에 걸릴 위험이 큰데, 아직 대변을 가릴 줄 모르는 나이에 반복적으로 손과 물건들이 입에 닿고, 끊임없이 아이들과 접촉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런 시설은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며, 엄마들은 불필요한 집단 거주나 집단 식사를 피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균성 장염 가운데는 흔하지 않으나 장출혈성대장균 O157에 주의해야 한다. 설사와 혈변 등 세균성장염 증상을 보이다가 콩팥이 심하게 손상돼 소변을 보지 못하고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이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무서운 장염이다. 오염된 쇠고기'우유'닭고기 등에 의하여 주로 유발되므로, 음식물의 보관과 조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여름철 아기들이 자주 걸리는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든 가족들의 손을 자주 씻고, 모든 음식을 끊여서 먹는 게 좋다. 또 설사와 혈변 등 세균성장염 증상이 보이면 그 즉시 의사와 아기의 상태를 의논하고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식중독으로 구토, 설사를 보일 때 식사 조절
▶도움되는 음식=영양분이 충분하고, 푹 익히고, 부드럽고, 입맛에 맞고, 소금으로 맛을 낸, 식물성 기름이 첨가된 음식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쌀(밥죽'미음죽), 계란(계란찜'계란국'삶은 계란), 감자(으깬감자'삶은 감자), 칼국수'떡국(작게 잘라서, 김 넣고, 계란 풀어서, 소금간 해서, 소고기 다져서), 오렌지주스(오렌지 주스 100cc + 물 100cc 섞어서, 차지 않게, 소량씩 자주), 비스켓'빵조각(잼 소량 발라서), 기름기 적은 스프류(빵에 찍어서), 깨끗한 물 등.
▶해로울 수 있는 음식=다량의 우유 및 유제품, 기름기(동물성) 많은 음식, 설탕이 많은 음식,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등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도움말=황진복 계명대동산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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