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MBC 생방송 왜곡편집 사과 당연하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생방송 오늘아침'이 8일 오전 8시 30분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촛불집회 진화에 동원된 전'의경 부모들을 인터뷰한 뒤 제멋대로 편집 방송한 데 대한 뒤늦은 사과였다. 버티다 못해 수용한 사과방송이지만 방송의 신뢰를 쌓아가는 당연한 조처다. 이와 같은 반성은 프로그램의 신중한 제작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PD수첩에서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생방송 오늘아침'은 지난달 4일과 5일 "고생하는 전'의경들의 인권과 부모님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취재하겠다"며 전'의경 부모 7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20여 일이 지난 29일 촛불집회 진압에 반대하며 부대 복귀를 거부한 이길준 이경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 전경 어머니의 "내 아들이 군 복무하기 위해 갔지, 정권의 허수아비가 되기 위해 간 것은 아니잖아요"라는 부분만을 '잘라서' 내보냈다. 프로그램 제작 의도에 맞춰 입맛대로 짜깁기한 것이다.

방송만 보아서는 입대해서 전경으로 시위 진압에 나선 것이 정권의 허수아비로 전락했다는 내용이다. 시위대에 대한 '반박'을 오히려 시위 진압을 반대하는 이 이경에 대한 '두둔'으로, 흑과 백을 완벽하게 뒤바꾼 편집 방송이었다. 당사자에게 상처를 줬을 뿐 아니라 전체 전'의경의 명예에 흠집을 냈고 전 국민을 우롱한 사기였다.

보도 프로그램이 제작 목적에 맞춘 편집으로 시청자를 오도하면 결국은 시청자의 신뢰를 잃게 된다. MBC PD수첩 '광우병 편'이 의도된 편집으로 광우병을 과장'왜곡 보도했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언론중재위원회, 검찰, 법원이 결론 내렸다. PD수첩도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용기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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