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베이징 올림픽이 막을 열었지만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와 낙관이 여전히 교차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거품 해소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경제 침체가 끝나고 성장 시동이 다시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올림픽은 중국 경제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걱정스런 시선들
지난달 28일 중국 인민일보는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 경제에 6천억위안(약 877억달러) 규모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림픽 기대심리로 달아올랐던 경제가 이후 빠르게 가라앉는 이른바 '밸리효과' 때문에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일본은 1964년 11.2%의 고성장을 기록하다 도쿄 올림픽 이듬해인 1965년 성장률이 5.7%로 떨어졌고, 한국의 성장률도 1988년 11.4%에서 이듬해 7.8%로 하락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올림픽 이후 부동산 버블 붕괴→부실채권 증가→금융부실 심화→금융대출 축소→투자 감소→경기 하락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거래 규제 탓도 있지만 핫머니(투기적 국제자본)의 유출 우려 가능성 때문이다. 리타오쿠이(李稻葵) 칭화(淸華)대학 교수는 "대규모의 자금 역류가 시작되면 중국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현재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는 1조7천5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의 외환보유액인 1조6천822만달러보다 많다.
중국 상하이 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16일 6천92를 기록한 이후 반토막이 났다. 이 기간 동안 시가총액이 2천300조원이 증발했다. 2006년 중국 GDP에 필적하는 규모. 미국 포브스지는 상하이 주가지수가 10년 안에 6천포인트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의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됐고 이는 중국의 수출 증가 둔화로 이어졌다.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상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21.9% 늘어난 데 비해 수입은 같은 기간 31%나 늘었다. 때문에 올 상반기 무역흑자는 전년 동기보다 11.7% 줄어들었다.
위안화 평가 절상도 변수다. 위안화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중국의 수출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중국 수출기업의 73.5%는 4% 정도의 위안화 추가 절상만으로도 적자로 돌아서 도산 우려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투자 과열·과잉생산, 소득 분배 불균형 등이 향후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위협 요소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외국 주요기관들의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경착륙보다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국(A2)보다 한 등급 높은 A1으로 평가하고 있고, S&P는 한국과 중국의 장기신용등급을 동일하게 평가한다.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10.5%로 전망했다.
지난달 8일 있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김익수 고려대 교수는 "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8%의 마지노선을 깨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적어도 9~9.5%의 경제성장은 이루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경기과열 및 인플레이션 문제의 경우, 중국 정부는 충격요법보다 공공요금 인상 통제와 대출 및 수출 규제 등 정책수단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실채권도 지속적으로 금융구조조정 정책을 펴면서 꾸준히 비율이 낮아졌다. 주요 상업은행의 부실채권은 지난 2004년 3월 16.6%에서 지난해 말 6.7%까지 떨어졌다.
정철호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도시화율은 1979년 17.9%에서 2006년 43.9%로 높아졌지만 아직 여전히 13억 인구 중 7억4천만명이 농촌에 살고 있다"며 "중국의 도시화율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주택 및 인프라 건설에 투자가 이뤄지면서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중국 정부가 지난 1990년대 중반 물가가 20%가량 급등했음에도 경제 연착륙에 성공한 경험이 있고, 2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 보유고를 유사시에 동원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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