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르 안가리는 31세 다작 작가 김태광

에세이·창작동화·자기계발서…5년간 60여권

대구 현풍 출신 작가 김태광은 장르를 규정하기 힘든 다작가다. 2003년 7월 에세이 '꿈이 있는 다락방'을 출간한 이래 5년 동안 60여권의 책을 냈다. 2005년 13권, 2006년 14권, 2007년 13권, 올해 7월까지 9권을 냈다. 창작동화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자기계발서도 썼다. 대필 작업한 책도 있다. 5만부 이상 팔린 동화책도 있고 3천부도 팔리지 않은 책도 있다. 앞으로 유아관련 책도 쓸 계획이라니 그가 쓰려는 글의 방향을 짐작할 수 없다.

김태광씨는 '마음이 담긴 몽당연필'로 2005년 광주시교육청 인성교육작가로 선정됐다. 그의 책 '감추고 싶은 비밀'은 2008년 한국출판인회의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좋은 어린이 도서,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책도 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출간하는 것은 자기분야가 없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그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남들이 취직하니까 취직하고, 시집 장가가니까 나도 가는 삶을 거부했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작가들 중에는 '다작하는 작가'라는 꼬리표가 붙을까봐 출간하는 권 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내가 쓸 수 있는 한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출간할 생각이다. 내가 쓴 책이 서점에 진열돼 있는 광경을 볼 때 굉장히 행복하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자비출판'은 없다고 했다. 자신이 쓰는 모든 책은 출판사가 제작 및 저자인세, 마케팅 비용 등을 부담한다고 했다.

"제가 한 해에 쓰는 책 숫자를 따진다면 아마 우리나라에서 10위 안에 들 것입니다. 그저 글 쓰는 일을 좋아해서 잡지사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또 책도 쓰고 있습니다."

김태광씨는 오전 5시 기상, 오후 5시까지 식사시간과 잠깐의 휴식시간을 빼면 종일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일과표를 작성해 빈틈없이 하루하루를 채워간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 글 쓰기에도 건강이 필수다. 김씨는 "새벽부터 오후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만큼 강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건강을 유지하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집 근처 요가원에 다닌다"고 했다. 많은 책을 내는 만큼 소재수집에도 열성이다. 그는 책과 신문, 인터넷 서핑, 사람들과 대화에서 소스를 얻는다고 했다. 한 달에 읽는 책은 평균 10권 정도라고 했다.

김태광씨는 창작동화와 에세이를 비롯해 자기계발서를 많이 냈다. 창작하는 작가들에게 자기계발서는 아무래도 꺼려지는 분야다. 자기계발서는 종종 '쉽게 쓰는 책' '일주일에 한 권도 써낼 수 있는 책' '짜깁기 혐의'를 받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러나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다.

"자기계발서는 무한 경쟁으로 삭막해진 마음을 데워주고 잠재력을 이끌어내 줄 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을 돕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협력하고,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탁월한 성과를 발휘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기계발서는 작가들이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분야다. 유익한 정보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가의 직간접 체험이 없다면 결코 피부에 와 닿는 자기계발서를 쓸 수 없다. 예컨대 기획이나 마케팅에 관한 자기계발서라면 그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정보뿐 아니라 현재 트렌드, 미래의 트렌드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기계발서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김태광은 대필작업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자신이 대필 경험이 있는 작가라고 밝히는 경우는 드물다.)

"인생의 어떤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중에 글 쓰기 능력이 부족해서 책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지 글 쓰기 능력이 부족해서 책을 내지 못한다면 아쉬운 일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대필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게 아닐까요?"

김태광은 일본의 대표적 다작가인 나카타니 아키히로를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이자 배우, 연출가인 그는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와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를 발표해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나카타니는 한 달에 5, 6권을 써내고 있으며 곧 1천 권을 돌파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광씨는 일 년에 10권 이상의 책을 써내는 작가지만 책 출간으로 일정한 수입을 보장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책을 냈다고 모두 잘 팔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책을 낼 뿐만 아니라 다수의 자기계발 전문지와 대우건설, 빙그레, 한국암웨이 등 기업 사보에 칼럼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인세 수입과 기고 등으로 연간 9천만원 정도 수입을 올린다.

김태광은 30대의 미혼이다.

"가장 열정적인 시기에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 생활수준 향상과 의학의 발달로 100세 이상 산다고 한다. 결혼이 조금 늦어져도 문제될 것은 없다. 무엇보다 가정 때문에 잠재력을 제한받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글 쓰는 일이 행복하며 글 쓰지 않고 보내는 시간은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 김태광은=1977년 대구 현풍 출생 ▷전주대학교 경영학 전공 ▷충남일보 시 당선 ▷(사)모두사랑 문학상 우수상 수상 ▷미네르바 시 2회 추천 완료 ▷제3회 '詩人과 肉筆詩'사 문학상 수상 ▷신문·잡지사 등에서 기자 생활 ▷마음경영·변화관리 코치로 활동 ▷자기계발 전문지와 대우건설, 빙그레, 한국암웨이 등 기업 사보에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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