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보석 중에 페리도트는 황록색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보석으로 우리말로는 감람석이라 부른다. 하지만 보석학적으로 보면 페리도트는 감람석의 한 종류일 뿐이다.
감람석에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페리도트이고 사도 오닉스, 즉 붉은색 줄무늬 마노와 함께 8월의 탄생석이다. 영어의 'peridot'는 아랍어의 'faridat (보석의 의미)'가 진화되어 'peridot'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페리도트는 '이브닝 에메랄드'라는 사랑스런 별명을 가지고 있다. 페리도트를 밤에 달빛 아래에서 보면 에메랄드와 같은 녹색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조명 아래에서 열리는 파티 장소에서 고가의 에메랄드 대체품으로 페리도트 착용을 선호하기도 한다. 고대 로마인들은 페리도트와 그 반짝이는 그린 빛 섬광을 좋아했다. 페리도트의 섬광은 자연광에서나 인공광에서 변함없어 '이브닝 에메랄드'라 부르기 시작했다. 또한 페리도트의 그린색이 밤에는 생생한 컬러의, 약간의 금빛이 도는 빛나는 그린의 보석이어서 가벼운 여름 옷차림을 완성하기에 이상적인 보석이다. 따라서 페리도트가 8월의 탄생석인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페리도트는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석이지만 오늘날까지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페리도트는 심지어 기원전 2000년대 초의 이집트 주얼리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당시의 페리도트는 이집트의 해안지방인 아수 안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에 있는, 홍해에 있는 작은 화산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중세 이후 유럽으로 들어간 감람석은 대부분이 이집트산이었고 12, 13세기의 십자군 시대에 있어서 약탈이나 상거래에 의하여서는 에메랄드라 하여 가지고 돌아와서 당시 각 교회의 보물로 하였던 것이다. 이 때에 감람석은 예언의 힘을 주어 미래를 예지할 수 있게 한다고, 황색의 감람석은 신덕을 갖추게 한다고 믿어졌다. 따라서 페리도트는 '꼴로뉴성당' 등의 중세 유럽의 교회의 보물들에 세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옛날 금을 세공하여 장식용으로 사용할 때는 밤의 공포심이 사라지고, 또 이 돌에다 구멍을 뚫어서 당나귀의 털로 꿰어 왼손에 걸고 다니면 악마가 침범치 못한다고 믿어왔던 것이다.
또한 부부의 화합과 행복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부부의 결혼기념일에 서로에게, 또 자녀가 부모님께 선물하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보석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도 그의 희곡인 '오델로'에서 감람석을 찬양했는데 이와 같이 옛날 사람들은 다이아몬드 이상으로 귀하게 여겨 왔다.
페리도트는 때로는 운석 중에서도 발견된다. 그 말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보석 중에서 페리도트만이 오직 우주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보석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운석은 작은 것으로 지상에 내려오는 동안 지구의 대기 속에서 타 버리고 말지만 소수는 지상에 낙하한다. 하지만 지상으로 낙하한다 해도 보석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크기나 품질은 정말 보기 드물다. 물론 그 중에는 실제 보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1749년 러시아의 시베리아 동부 지역에 하나의 운석이 떨어졌는데 거기서 채취, 연마한 페리도트가 가장 유명한 페리도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수십억년이나 우주를 떠돌던 보석으로 반지나 목걸이, 귀걸이를 만들어 몸에 지닌다고 생각하면 그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페리도트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황색과 녹색이 혼합되어 있는 황록색 계역의 독특한 색조의 보석이다. 갈색이나 황색의 색감이 많이 느껴질수록 보석의 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에메랄드 그린의 페리도트를 가장 상질로 평가한다.
현대에 이르러 페리도트는 보석이 띄는 여러 가지 컬러에 새로운 컬러를 더해 주었다. 페리도트를 개별적인 스톤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컬러와 섞어 시리즈로 사용하는 유행이 생겨났다. 그리고 패션 경향 또한 그린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짙은 그린색 보석의 인기도 같이 올라가고 있다. 이번 여름, 이상적인 여름 보석인 페리도트로 한껏 멋 내 보는 건 어떨까.
최우현(홍익대학교 대학원 금속장신구 디자인과 겸임교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