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과 더불어 베이징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개막을 축하합니다.
개막식에 울려퍼진 우렁찬 팡파르가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화합 그리고 기쁨의 복음이 되길 빕니다.
무엇보다도 정성스럽게 올림픽 잔치를 마련한 13억 중국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잔치준비에는 무척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2003년 사스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도 폭설, 폭우, 지진 등 혹독한 자연의 시샘을 겪었습니다. 티베트문제가 발생해 성화봉송의 노정마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소요된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경기장과 훈련장 건설에 투자된 자금만 해도 2천800억위안(한화 35조원), 12개의 경기장을 신축했고 11개를 리모델링하여 새로 단장했습니다. 행사진행을 위해 선수단보다 두 배나 많은 도우미들을 선발하여 훈련시켰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인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아편전쟁 이후 실종된 천하국가 중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첫걸음인 것입니다. 13억 중국인이 먹고 싶은 것을 참고,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메인스타디움을 새둥지로 만들었습니다. 바로 옆에 비누거품모양의 공기침 3천여개로 만든 수영장은 모이통입니다. 54층과 44층 건물 두 개를 세워 붙여 만든 234m 높이의 중국중앙방송국(CCTV)신청사는 횃대입니다. 중국지도모양을 수탉이라고 이야기하는 중국인들, 둥지에 앉아 모이를 먹고 횃대에 오르려고 하는 것입니다. 세계만방을 향해 깨어난 중국, 새로운 새벽을 알리고 싶은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은 국제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귀한 손님, 부시가 참석했습니다. 적과 동지이기를 반복했던, 그리고 여전히 가장 강한 경쟁 상대이자 파트너인 미국 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에 함께한 것입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해외 올림픽개막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4일 동안 체류하면서 회담도 하고, 중·미 농구경기도 관전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중국과 미국이 냉전의 완전한 정리에 합의했다는 의미이고, 미국의 입장에서는 은혜에 대한 보답이기도 합니다.
역사상 가장 비참한 올림픽으로 기록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미국은 미국연합 60개 국가들과 더불어 올림픽을 보이콧했습니다. 그리고 4년 후인 1984년 LA올림픽에서 소련은 보복을 결심하고, 소련의 LA올림픽 불참선언과 동시에 불참을 함께할 소련진영의 100여개 국가들의 명단을 발표합니다. 명단에 기재된 첫 번째 국가가 중국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입수한 LA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시 LA연방검찰관이었던 리시(李希)를 중국에 급파했고, 중국은 참석을 보증합니다. 리시의 회상처럼 당시 중국은 LA올림픽을 구하고, 올림픽경기자체를 구했던 것입니다.
이미 베이징올림픽은 성공했습니다. 제대로 된 잔칫상을 준비했고, 손님도 넘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참가자 각자의 몫입니다. 숟가락으로 밥을 먹든, 젓가락으로 밥을 먹든, 포크로 밥을 먹든 아니면 맨손으로 밥을 먹든 배불리 먹고 즐거우면 됩니다. 중국인이 준비한 올림픽이지만 세계인의 올림픽입니다. 새둥지 안에서 울리는 천차만별의 목소리가 감미로운 화음이 되는 것, 이것이 올림픽의 참모습입니다. 중국전역을 도배하고 있는 후진타오 정부의 정책구호 "조화사회(和諧社會)"이고, 올림픽정신인 것입니다.
이정태(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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