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베이징 올림픽, 평화와 화합의 大祭典으로

지구촌 최대 축제인 2008 베이징 올림픽이 8일 9만여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204개국 1만여 명의 선수단과 전 세계 100여 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사상 최대 규모 올림픽이다. 중국의 고대 문명에서 현대까지 5천 년 역사를 아우른 개회식은 중국의 저력을 과시한 웅장한 드라마였다. 13억 인구의 중국답다는 찬탄이 나올 만하다.

보무도 당당하게 입장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0개로 10위권 수성, 일본을 제친 아시아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선수들이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 값진 결과를 얻기를 당부한다.

이번 올림픽은 1964년 도쿄 올림픽,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열린다. 세계 만방에 다시 한 번 아시아의 힘을 과시하는 의미가 크다. 이미 20년 전 올림픽을 치른 우리로서는 남다른 감회와 자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유난히도 어려움이 많았던 올림픽이기도 하다. 티베트 유혈 사태, 잇따른 자연재해, 성화 봉송 수난, 쓰촨성 대규모 지진, 폭탄 테러 사건까지 악재가 줄을 이었다. 온갖 우여곡절을 딛고 개최되었기에 이번 올림픽이 더욱더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림픽 정신은 나라와 인종'빈부'종교 등의 벽을 뛰어넘어 스포츠를 통해 지구촌을 진정한 화합과 평화의 장으로 만드는 데 있다. 그러나 역대 올림픽의 경우 지나친 정치색이나 상업성으로 인해 이런 정신이 훼손된 적이 적지 않았다.

이번 대회 슬로건은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다. 세계 각국민이 어깨를 겯고 미래를 향해 함께 힘차게 나아가자는 게 취지다. 한데 지나친 노파심일까, 개회식을 통해 시종 과시된 '위대한 中華(중화)민족 부흥'의 메시지가 일말의 우려감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중국이 지난날의 중화주의를 노골적으로 복원하는 수단으로 올림픽을 이용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역사를 왜곡한 東北工程(동북공정)도 모자라 난데없이 이어도까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식의 팽창주의적 자세가 왠지 꺼림칙한 것이다. 이런 우려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개최국답게 보다 겸허한 자세로 전 세계 국가와 민족을 향해 진실된 우정의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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