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대구시청에서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에 파견된 윤정희(47) 사무관은 요즘 영어 공부에 한창이다. 틈틈이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는 잉글리시닷컴에 접속하는 것도 모자라 사비를 들여 과천에 있는 사설학원에서 매일 두 시간씩 수업을 받고 있다. 예·복습 시간까지 더하면 하루 4, 5시간을 영어 학습에만 투자하는 셈이다.
윤 사무관이 영어에 몰입한 이유는 원서로 된 문서를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서다. 대구 경제자유구역을 성공시키려면 외국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게 중요한데 투자회사와의 협상이 주로 영어로 이뤄지므로 배우기로 결심한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과천에 파견된 공무원은 모두 8명. 이 중 대부분이 교환 근무자이고 윤 사무관만 파견이다. 지역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첨병인 셈이다. 그도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윤 사무관은 중앙 파견 공무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중앙 부처와 접근성이 확보돼 정보 교류가 쉽고, 지역 현안에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학숙 제도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대구경북이 공무원 학숙을 운영해 중앙공무원들이 한솥밥을 먹게 되면 정보 교류는 물론 현안 추진을 위한 협력도 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계성고, 영남대를 졸업, 이번에 처음으로 객지 생활을 하지만 윤 사무관은 이것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추진단에서 교육·의료팀에 있다보니 의료 부분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3년간 진척없는 인천 송도를 면밀히 분석해 대구의 의료 분야 경제자유구역만큼은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습니다. 조금더 공부해야 겠지만 현재 성형과 탈모 분야에서 인재풀이 좋은 만큼 비교 우위에 있는 분야를 특화·발전 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있습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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