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까지 미루기만 할 건가요?"
대구 수성구 중동 수성로 광명아파트~수성못 오거리 구간. 도로확장 계획이 선 지 20년이 넘도록 첫삽조차 뜨지 않고 방치돼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예정구역에 건물을 가진 주민들은 신축은 물론 개보수도 못해 생활 불편과 재산상 피해가 엄청나다고 주장했다.
왕복 4차로(폭 20m)로 1.6㎞에 이르는 이 구간은 1987년 도로폭을 30m로 넓히는 계획이 세워졌다. 수성못 오거리 방향 좌측이 확장이 될 예정지로 도시계획선이 그어졌지만 21년이 지나도록 확장은 감감무소식.
이 때문에 도시계획구간으로 묶인 이 지역 건물 소유자들은 20년이 넘도록 토지 보상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건물 신축이나 개보수는 물론 건물 매매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 최모(71)씨는 "집이 낡고 헐어 곳곳에서 비가 새는 등 수리할 곳이 많지만, 공사가 언제 시작될지 몰라 몇년째 응급처치만 하고 있다"고 했다. 몇백만원을 들여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하고 싶어도 공사가 시작되면 집이 뜯겨 무용지물이 되는데다 따로 보상비를 받을 수도 없기 때문.
실제로 이 구간에 최근 들어선 건물은 도로에서 10m 이상 뒤로 물려 지어졌지만 도로에 인접해 도시계획에 묶여 있는 30여채의 건물들은 낡고 오래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특히 수성못 오거리 일대 도로 뒤편은 공원부지로 묶여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주변은 슬럼가처럼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의 보도블록 역시 깨지고 울퉁불퉁 솟아 위험하지만, 도시계획도로 내에 있다는 이유로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위험한데다 비가 오면 빗물이 인도와 차도에 고여 차가 지날 때마다 물벼락을 맞기 일쑤여서 정비가 시급하다.
주민 예모(66)씨는 "도시계획 당시 들안길과 두산로 일대는 계획조차 서지 않았으나 이미 도로확장이 끝났는데 수성로만 유독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개발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차도 사람도 사라져가는 죽은 거리가 되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는 2005년 도로확장을 위해 설계까지 했으나 3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부족으로 착공을 미룬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시 재정심사를 받았으나 시 사정이 나빠져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며 "도로확장이 시급한 만큼 내년쯤 토지보상 등 공사를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또 "이 도로와 연결해 수성못오거리에서 수성관광호텔로 이어지는 왕복2차로 도로도 폭 20m의 왕복 4차로(연장 1.3㎞) 확장계획이 세워져 있지만, 예산 확보 어려움 등으로 2011년쯤 토지보상 및 도로확장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