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2 전투기 소음, 수성구 시지도 피해지역 '원성'

"여름철 바람고려 반대방향 이륙 때문"

"수성구에 웬 전투기 소음?"

지난 9일 오후 9시쯤 대구 수성구 시지동 아파트 주민들은 베란다 창문 밖으로 일제히 고개를 내밀었다. 최근 들어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전투기 여러대가 굉음을 울리며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 이민수(35)씨는 "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만큼의 큰 소음은 아니지만 두살 된 아이가 귀를 막을 정도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원희(50)씨는 "어제는 일요일이라 낮잠을 자는데 갑작스런 굉음에 깜짝 놀라 잠이 깼다"고 했다.

대구K2 공군부대에서 이륙하는 전투기 소음이 북구와 동구 일대에만 그치지 않고 수성구 시지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시지의 논술학원 관계자는 "낮밤 없이 전투기가 날아다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피해가 많다"며 "북구, 동구의 주민들이 전투기 소음피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가다간 수성구도 합세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최근 K2 공군부대를 찾아가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사업 때문에 전투기 이륙 방향을 바꾸는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많다. 진상을 밝혀달라"고 항의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K2 관계자는 여름철의 바람 방향에 따라 전투기 이륙방향이 남동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투기 이륙은 활주로 양편인 북서쪽과 남동쪽, 2곳 모두 가능하다. 대구는 지리적 특성상 봄, 가을, 겨울에는 북서풍이, 여름에는 동해로부터 불어오는 동남풍이 잦아 이륙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다는 것.

제11전투비행단 관계자는 "전투기뿐만 아니라 항공기도 수직방향으로 이륙하기 위해서는 맞바람 원리를 이용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보다 안전하게 이륙하기 위해서 이륙방향을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수성구 시지 쪽에서 전투기 소음에 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K2측은 다음달 동구청 홍보지 등에 전투기 이륙방향에 관련된 해명을 실을 계획이다.

한편 현재 K2측은 공군기지 인근 주민들에게 매주 금요일 오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군용기 야간비행 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야간비행 일정을 알고 싶은 주민은 매주 월∼금요일에 부대 감찰실(053-981-5016)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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