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천의 아들 장하다" 유도金 최민호 고향 표정

▲ 김천시청에서 박보생 김천시장 등 지역의 각계 인사와 주민 등 100여명과 함께 TV를 지켜보던 최민호 선수의 어머니 최정분(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아버지 최수원(왼쪽에서 세번째)씨가 아들의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일어서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김천시 제공
▲ 김천시청에서 박보생 김천시장 등 지역의 각계 인사와 주민 등 100여명과 함께 TV를 지켜보던 최민호 선수의 어머니 최정분(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아버지 최수원(왼쪽에서 세번째)씨가 아들의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일어서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김천시 제공

'부전승, 그리고 한판, 한판, 한판, 한판, 한판.'

'한판승의 달인' 최민호(28·한국마사회) 선수가 9일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 결승에서 한판승으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순간 최 선수의 고향인 김천은 흥분과 환호의 도가니로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김천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지역 인사와 주민 등 100여명과 함께 TV 앞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가슴 졸이던 최 선수의 아버지 최수원(56)씨와 어머니 최정분(58)씨는 최 선수가 상대인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 선수를 다리잡아메치기 한판으로 눕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곁에 있던 박보생 김천시장과 박일정 김천시의장 등 지역 인사들도 "최 선수의 금메달은 대한민국의 쾌거이고 김천의 자랑이다"며 최 선수 부모들과 기쁨과 감격을 함께 나눴다.

어머니 최씨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해 줘 늘 가슴이 아팠다"며 "매사에 성실하고 운동에만 열중한 민호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 고생하시는 부모님에게 바치겠다'며 도리어 우리를 위로했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코오롱 김천공장의 직원 통근버스 기사로 근무하는 아버지 최씨는 "고된 연습으로 발가락이 퉁퉁 부어 붕대를 감고는 운동화를 신을 수 없어 지난 5일 베이징으로 출국할때 슬리퍼를 신은 민호를 보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그러나 부상을 딪고 잇단 호쾌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아들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밤 10시쯤 최민호 선수는 고향집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엄마! 엄마의 기도 덕분에 금메달 땄어." "그래 그래 장하다. 정말 큰일 해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줘서 고맙다." 최 선수의 집에는 마을사람들이 몰려와 10일 새벽1시까지 풍물놀이가 이어졌다.

어머니 최씨가 경영하는 의상실(모암동)을 비롯한 김천시내 곳곳에는 최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알리는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시는 대대적인 최 선수 환영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김천 모암동에서 태어난 최 선수는 모암초교 5학년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석천중 3학년때 전국대회 우승을 할 정도로 타고난 승부근성을 가졌고 진량고· 용인대를 거치면서 10여개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60kg급 국내 대표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할 유력한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최 선수는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나는 불운 끝에 8강에서 몽골 선수에게 누르기 한판에 져 동메달에 그쳤으나 4년동안 피땀을 흘리는 와신상담의 노력끝에 결국 이번에 영광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천·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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