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승, 그리고 한판, 한판, 한판, 한판, 한판.'
'한판승의 달인' 최민호(28·한국마사회) 선수가 9일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 결승에서 한판승으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순간 최 선수의 고향인 김천은 흥분과 환호의 도가니로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김천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지역 인사와 주민 등 100여명과 함께 TV 앞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가슴 졸이던 최 선수의 아버지 최수원(56)씨와 어머니 최정분(58)씨는 최 선수가 상대인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 선수를 다리잡아메치기 한판으로 눕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곁에 있던 박보생 김천시장과 박일정 김천시의장 등 지역 인사들도 "최 선수의 금메달은 대한민국의 쾌거이고 김천의 자랑이다"며 최 선수 부모들과 기쁨과 감격을 함께 나눴다.
어머니 최씨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해 줘 늘 가슴이 아팠다"며 "매사에 성실하고 운동에만 열중한 민호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 고생하시는 부모님에게 바치겠다'며 도리어 우리를 위로했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코오롱 김천공장의 직원 통근버스 기사로 근무하는 아버지 최씨는 "고된 연습으로 발가락이 퉁퉁 부어 붕대를 감고는 운동화를 신을 수 없어 지난 5일 베이징으로 출국할때 슬리퍼를 신은 민호를 보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그러나 부상을 딪고 잇단 호쾌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아들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밤 10시쯤 최민호 선수는 고향집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엄마! 엄마의 기도 덕분에 금메달 땄어." "그래 그래 장하다. 정말 큰일 해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줘서 고맙다." 최 선수의 집에는 마을사람들이 몰려와 10일 새벽1시까지 풍물놀이가 이어졌다.
어머니 최씨가 경영하는 의상실(모암동)을 비롯한 김천시내 곳곳에는 최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알리는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시는 대대적인 최 선수 환영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김천 모암동에서 태어난 최 선수는 모암초교 5학년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석천중 3학년때 전국대회 우승을 할 정도로 타고난 승부근성을 가졌고 진량고· 용인대를 거치면서 10여개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60kg급 국내 대표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할 유력한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최 선수는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나는 불운 끝에 8강에서 몽골 선수에게 누르기 한판에 져 동메달에 그쳤으나 4년동안 피땀을 흘리는 와신상담의 노력끝에 결국 이번에 영광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천·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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