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경북 예천 출신의 윤옥희(23·예천군청)와 김천 출신으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남자 유도 60kg급의 최민호(28·한국마사회)는 강한 의지와 집념으로 금메달의 영광을 맛봤다.
윤옥희는 경기 후"베이징까지 와 응원해 준 부모님에게 감사드린다"면서 "비가 많이 왔지만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조건에서 경기를 많이 해 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이지만 결승전 도중 간간히 미소를 띠며 여유까지 보인 윤옥희는 겉모습과는 달리 승부욕이 강하다. 예천 동부초교 시절 활을 잡은 그녀는 예천여중·고를 거치면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양궁 선수치고는 키(162cm)가 작고 손도 작아 부모의 안쓰러움을 자아냈지만 국내 최강자 대열에 오르면서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에 이어 올림픽 우승의 주역이 됐다.
고향 예천에서 베이징까지 와 딸을 응원한 아버지 윤한기(50)씨와 어머니 김순애(46)는 "경기 전 통화하며 '잘 하라'고 격려했다"며 "우승해 금메달을 걸었으니 장하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도의 최민호는 금메달이 확정된 후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 그간의 어려움을 짐작하게 했다. 사실 최민호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당연시되던 금메달을 다리 경련으로 놓친 후 방황했었다. 그는 "당시 운동할 곳이 없어 술을 마시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스크림을 하루에 40개나 50개를 먹고 배가 터질 지경이 아니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정신병에 가까웠다. 그러나 꿈을 갖게 되면서 한 길만 바라보고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순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최민호는 '독종', '연습 벌레'라 불릴 정도로 올림픽을 철저히 준비해왔다. 한 번의 방황을 겪은 그는 운동하는 게 너무 좋았고 지쳐서 쓰러져도 행복했다고 할 정도로 성실히 훈련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말았다.
김천 모암초·중교와 경산 진량고를 졸업한 그는 "고향에서 성원을 아끼지 않은 부모님과 고향 어른들에 감사 드린다"며 "다음 올림픽에는 체급을 올려 또다른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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