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떡잎부터 달랐죠" 최민호 스승 진량高 김례수 감독

▲ 진량고 3학년 재학 시절(1998년) 김례수 감독(왼쪽)과 연습 중인 최민호.
▲ 진량고 3학년 재학 시절(1998년) 김례수 감독(왼쪽)과 연습 중인 최민호.

"연습벌레 민호가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다'고 말하더니 기어이 그 꿈이 이루어냈습니다. 민호가 너무도 자랑스럽고 또 고맙습니다."

9일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60㎏급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작은 거인' 최민호(28·한국마사회)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을 TV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본 최 선수의 모교인 경산의 진량고교 김례수(45) 감독.

김 감독은 "민호는 그동안 늘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국제대회에서 몇번이나 3위에 그쳐 '동메달 선수'라는 설움을 삼키고 있었다"며 "그 모든 한(恨)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제자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민호가 전화로 '선생님 이번에는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꼭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하길래, '너무 자만하지 말고 침착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격려했다"며 최 선수와의 남다른 인연과 기쁨을 드러냈다.

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 선수와는 대구 계성고 70회 동기생으로 국가대표 출신인 김 감독은 1995년 최 선수가 김천 석천중 재학시절부터 장래성이 있는 선수라고 판단, 스카우트를 했다. 최 선수는 고교시절부터 목표가 뚜렷한 연습벌레였다.

김 감독은 "민호는 남들이 다 자는 밤 늦은 시간에도 혼자 빠져 나와 운동을 해 선배들이 놀랄 정도였다"고 최 선수의 고교시절을 떠올렸다. 또 당시 몸무게가 57kg 정도였던 최 선수가 경기에 55kg급이 없어 60kg급을 뛰어야 하는데 몸무게가 뒤따르지 못하자 빵과 우유 등을 먹어 몸무게를 3kg이나 늘렸으나 결국 설사로 다음날 경기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것.

그만큼 '꼭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은 그 누구보다 강한 '독종'이었다"고 김 감독은 회고했다. 이같은 연습으로 고교시절 최 선수는 전국 대회에 7관왕을 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최 선수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아버지인 최수원(56)씨의 열성과 이해가 큰 몫을 했다고 들려준다.

"민호 아버지는 당시 아들을 위해 시합이나 전지훈련 때는 진량고 유도부 선수단 버스를 손수 운전을 했습니다. 잠시 휴가 등으로 운동을 쉴 때도 훈련 파트너가 없자 동료 선수들을 대신해 스스로 아들의 파트너가 되어 1천여번이나 매트 위에 떨어지는 고생도 감수했지요."

김 감독은 "민호가 올림픽 금메달에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도 평소때처럼 열심히 연습을 해 계속해서 세계 1인자의 자리를 지켜 나갔으면 좋겠다"며 각별한 제자사랑을 전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