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시아폴리스' 표류는 섬유도시의 羞恥

지역 섬유산업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프로젝트가 '속골병' 들고 있는 것은 섬유도시 대구의 자존심을 구기는 羞恥(수치)다. 이시아폴리스는 세계적 브랜드를 가진 영원무역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공적인 분양이 예감됐다. 그런데 대구시와 MOU까지 체결한 영원무역이 최근 입주를 포기했다. 이시아폴리스는 패션특화 단지이기 때문에 영원무역 입주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는데도 땅값 문제로 대구시와 틀어진 것은 큰 손실이다. 상업지구에 들어설 롯데 명품 아울렛도 최근 방향을 돌렸다. 설상가상으로 이시아폴리스 대표마저 갑작스레 사표를 내는 바람에 프로젝트를 이끌 지휘부가 공백상태에 있다.

이시아폴리스는 대구시와 포스코건설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로 총 117만㎡에 사업비 1조4천억 원을 투입, 오는 2012년 준공 목표로 패션 및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단지'문화 예술 중심의 복합상업단지'친환경고급 주거단지 조성이 핵심이다. 그런 이시아폴리스가 지금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엉망이라 오는 10월 분양키로 한 아파트 3천600여 가구도 내년 3월로 연기됐고, 상업단지도 분양이 불투명해졌다. 이런 판국에 MOU까지 체결한 업체를 제대로 유치하지 못한 것은 대구시의 사업수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관이 합동 출자해 놓고 대구시의 입김이 너무 강해 업계 쪽에서 반대기류가 흐른다면 사업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 10년간 밀라노 프로젝트에 매달렸으나 '잃어버린 10년' 소리를 듣고 있다. 이시아폴리스마저 제대로 조성되지 못한다면 어떤 이유로든 그것은 사업주체의 능력不在(부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구시민들은 봉무동 입구에 널찍하게 뚫린 도로만 보고 사업이 잘되는 줄 알고 있다가 계속 불길한 소리만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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