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디지털 컨버전스' 신기술 동향은?

애플(APPLE)은 아이폰(iPhone)에서 휴대폰을 뒤집었을 때 보고 있던 사진이 자동으로 회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이 기술을 확장해 한 사물을 비추는(찍는) 두 개의 단말기를 가까이 놓았을 때 기기들 스스로 위치와 형식을 인지해 다양한 각도에서, 다른 모습으로 볼 수는 없을까?

디지털 기기 및 콘텐츠 시장이 사용자, 서비스, 디지털 단말기, 네트워크가 어우러져 내는 다양한 혼합 형태의 연동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

디지털 제품 또는 기기간 융합을 의미하는 '디지털 컨버전스'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고객은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와 더 편리한 단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개발·연구되고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 신기술 동향을 살펴본다.

◆기기확장형 기술(Self-Convergent Platform·SCP)

초등학생인 소라는 휴대전화기에 저장되어 있는 문서를 인쇄하려고 아무 건물에나 들어갔다. 소라가 건물안에 들어서는 순간 이 건물에서 쓸 수 있는 기기들이 소라의 휴대전화기에 아이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소라는 전화기에 있는 파일목록에서 단순히 원하는 파일을 프린터의 아이콘으로 끌어 놓기만 했는데도 인쇄가 됐다.

기기들이 스스로 상대를 인식, 사용자의 조작으로 영상을 포함한 각종 정보 데이터가 기기와 기기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기반기술인 SCP로 소라는 원하는 장소에서 쉽게 프린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SCP는 사용자가 매뉴얼을 뒤적거리거나 여러 종류의 단말기를 거치지 않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현재 각계 전문가들로 '기기확장형 SCP 위원회'가 구성돼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CP는 2004년 이후부터 한국과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데 한국이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는 기술분야다.

유준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KETI) 수석연구원은 "SCP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업 단독으로 개발하기가 쉽지 않아 국가차원의 지원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종 미디어 융합기반 Any Device 플랫폼

모바일 IPTV 개념의 등장으로 시공간 제약없는 개인화·차별화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요구되는 환경에 반응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어떤 장소, 어떤 기기로도 집안에서 즐기는 것과 유사한 미디어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기반. IPTV, 위성·지상파 DMB, 와이브로(WibRO) 등의 기기와 서비스를 통해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고 개발자 및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와 통신을 즐실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기기측면에서는 기기가 바뀌더라도 UI(사용자 인터페이스-디스플레이 화면, 키보드, 마우스, 라이트펜, 데스크톱 형태, 채색된 글씨, 도움말 등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하도록 설계된 모든 정보관련 고안품과 응용 프로그램) 및 미디어 환경을 유지하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개발자나 프로슈머들이 자유롭게 참여, 기기간 새로운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석필 전자부품연구원 방송통신융합연구센터 연구원은 "이 기술은 특정 기업이나 연구소가 아닌 방송사업자, 통신사업자, 가전사, 데이터 서비스 사업자를 아우르는 사업으로 한국이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했다.

◆실감형 멀티버스 게임 플랫폼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실감형 멀티버스 게임으로 차세대 게임산업의 신개척분야로 전망된다. 사용자 참여형의 창조적 제3세대 게임으로 실감공유 지원 멀티버스 게임 S/W 개발과 사용자 지향 콘텐츠 생성 및 서비스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극사실적인 3D(3차원 영상)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실감 영상·촉각·음향 등 실감기술 개발을 통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체험을 가능케 하는 기술. 또 차세대 게임, 의료, 로봇, 가전, 교육, 국방 등의 핵심기술 개발에도 응용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감형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술개발기획위원회 관계자는 "2006년 기준으로 세계 게임시장 규모가 70조원인 만큼 실감형 멀티버스 게임 기술을 선점하면 한국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게임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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