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번에도 대구은행서?

금융회사 퇴직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이달말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누가 이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금융 맹주'를 자처하는 대구은행이 과연 또다시 자사 출신 임원을 이사장 자리에 앉힐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4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이사장 공모 원수 접수에서 6명의 전·현직 금융회사 임직원과 현 대구신용보증재단 사무국장 등 모두 7명이 원서를 냈다.

6명의 출신 회사를 보면 대구은행 현직 임원 1명과 퇴직임원 3명을 비롯해 대구은행 출신이 4명이었고 구 대동은행과 기업은행 출신이 각각 1명씩 원서를 냈다. 현 대구신용보증재단 사무국장인 최상국씨는 내부 승진 전통을 만들어달라며 출사표를 냈다. 그는 구 대동은행 융자부장 출신으로 12년간 대구신용보증재단에서 근무해왔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이사장 후보자를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추천하며 김 시장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은 2대 안홍우(기업은행 출신) 이사장을 제외하고는 초대(이상경) 이사장을 비롯해 현직 박성동(4대) 이사장까지 대구은행 임원 출신이 이사장 자리를 차지해왔다. 유일한 지역은행인데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이 발급하는 보증서의 75%가량이 대구은행을 통해 대출되는만큼 원활한 업무협조 관계를 고려해 대구은행 출신이 이사장을 했었다는 것.

이번 이사장 임명에서도 대구은행 현직 임원이 자신의 임기가 4개월여 이상 남았는데도 불구, 이사장 직에 지원을 할만큼 대구은행 측에서는 자리 획득에 대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신용보증재단의 기본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출자한 대구시는 이사장을 내는 금융회사가 신용보증재단의 사업확장을 위해 더 많은 출자를 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출자'도 이사장 선정과정에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3명의 이사장을 배출한 대구은행 출자액이 20억원에 불과한 것은 문제가 많다며 대구은행이 자사 출신을 이사장으로 앉히려면 더 많은 출자금을 내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의 재산이 900여억원에 이르는데 대구은행은 신용보증재단 출범 초기 출자금 20억원을 내놓고는 전혀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

대구시 한 관계자는 "서울은 우리은행이 900억원을 출자한 전례가 있다"며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영세 사업자들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을 위해 대구은행이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의 현직 임원이 자원을 한 것에 대해 대구시와 대구은행간의 합의가 있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임기는 3년, 연봉은 9천만원 정도며 보증재단의 조직도 적지 않은 편이어서 금융회사 퇴직 임직원들의 선호 대상이 돼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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