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경북관광개발공사 인수를 검토 중인 경북도는 11일 기획재정부가 밝힌 경북관광개발공사 등 1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일단 관망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기업 인수 자체가 선례가 없는 일이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다 핵심인 보문골프장 인수 가격도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12일 경북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민영화 대상에 경북관광개발공사를 포함시킨 것은 인수의사를 밝힌 경북도에 양도한 뒤 지방공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구체적 지침은 아직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지난달 18일 보문골프장을 포함, 경북관광개발공사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보냈다. 아직 두 기관 간에 구체적 양도양수 금액에 대한 논의는 없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는 무상양도는 불가능하고 보문골프장을 800억원 정도에 인수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해왔다.
하지만 경북도는 이 같은 금액은 재원 조달이 어렵고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경우 한 해 이자만 수십억원이 예상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골프장은 민간업체에게 팔고 경북관광개발공사 조직만 경북도가 인수하는 방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문화부에서 골프장을 포함한 전체 부동산을 공시지가로 매입하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 경우 매입금액이 1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북관광개발공사 직원 140여명의 인건비와 복지후생비·보문단지 관리비만 해도 연간 100억원 가까이 드는데 골프장이 빠진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일부 기능 인수를 추진해왔던 경주시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경주 감포와 안동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정부 방침이 발표됨에 따라 경북도 이외에 민간기업에서는 인수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래가 불투명한 관광개발사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할 민간기업이 있겠느냐는 지적인 것.
한편 경북관광개발공사 측은 이미 현정부의 인수위 시절부터 민영화 이야기가 나온데다 경북도가 인수 의사를 밝히고 나오자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1차 선진화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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