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게이머/김재국 지음/휴먼앤북스 펴냄

나는 누구...? 가상공간과 현실사이서 '자아 찾기'

추리소설 '외규장각 도서'에 이어 휴먼앤북스가 내놓은 뉴에이지 문학선 2탄이다. 주인공 김기림은 콤플렉스가 많은 고시 준비생이다. 그는 시골집에서 부쳐주는 돈으로 몇 년 동안 고시를 준비했지만, 의욕을 상실하고 게임에 빠져 살아간다. 그가 몰두하는 게임은 가상공간에 설정돼 있는 무협의 세계다.

'비욘드 월드.'

게임 속에서 김기림은 옥기린이라는 아바타를 창조해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못난 모습을 대신해 만족을 느낀다. 옥기린은 그러나 절대적인 미의 화신 '가인'에 반해 스승에게 도전하지만 죽게 된다. '비욘드 월드'에서 죽은 아바타는 '언더월드'에서 수많은 싸움을 거쳐 실력을 인정받아야 '비욘드 월드'로 환생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타락천사'로 환생한 김기림의 아바타는 다시 가인을 만나고 스승과도 화해한다. 또 현실 속 김기림 역시 '은희'라는 현실 속의 여자와 화해한다.

이 소설은 가상공간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던 한 청년이 자아를 찾고 현실을 긍정해 가는 과정을 무협게임에 기대어 박진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 '게이머'는 가상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재미와 깨달음을 준다. 게임 중독자인 주인공이 역설적이게도 게임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발견하고 현실에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는 설정은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화해와 조화라고 할 만하다.

소설 '게이머'는 무협소설, 판타지 소설 형식을 빌린 한편의 대중소설이지만 한편의 흥미로운 통속소설로 간단히 규정할 수는 없다. 소설의 보편적 주제인 '자아찾기' '자기성찰'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304쪽,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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