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시 상징물 변경 '오락가락'…시민들 비난

영천시가 군사정권 시절 도시의 이미지와 상관없이 선정된 상징물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의 대안 없는 반대에 부딪혀 계획에 없던 2차 설문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펴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영천시는 1970년대부터 내무부 지침에 따라 은행나무(시목)와 장미(시화), 비둘기(시조)를 상징물로 사용해 왔다.

이에 영천시는 상징물을 교체하기로 하고 지난달 간부회의에서 은행나무와 복숭아꽃, 말(馬)을 새로운 상징물로 내정했다. 은행나무와 복숭아꽃은 한방과 과일도시라는 이미지를 담았고, 말은 말의 고장이라는 오랜 도시 이미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상징물들은 지난달 10일부터 20일간 영천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된 설문조사(388명)에서 적절 87%, 부적절 13%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달 초 영천시의회 간담회에서 한 의원이 "다른 동물들도 많은데 하필 말이냐, 시민들이 수긍을 할 것 같으냐"며 따지자 영천시는 2차 설문조사 후 선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천의 한 사학자는 "영천 신녕에는 파발마가 쉬는 역참이 있었으며, 영천은 조선통신사의 주요 길목이어서 마상무예 등 각종 말 관련 행사가 끊이지 않는 등 영천과 말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었다"며 "군사정권 시절 뜻도 없이 결정된 비둘기보다는 말이 영천시민의 진취성을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상징동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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