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놓칠수 없는 순간' 올림픽 중계 시청 백태

'꼭 봐야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계속되면서 경기 중계방송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의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특히 이번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과의 시차가 1시간이어서 낮시간대 경기를 보기 위해 직장인들은 휴대전화, 인터넷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에게는 DMB휴대전화가 단연 인기다. 회사원 이모(34)씨는 12일 오전에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박태환 선수의 경기를 회사 비상계단에서 동료 3명과 함께 위성 DMB휴대전화로 봤다.

한 항공사 직원은 "수영처럼 짧은 경기는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문자중계나 포토·영상 중계를 이용하면 효율적"이라고 귀띔했다. 직장내 TV를 볼 수 있는 비밀장소를 만들어놓기도 한다. 대구의 한 구청 공무원은 "공개적으로 중계를 보기 어렵지만 몰래 볼 수 있는 장소는 어디에든 있기 마련"이라며 "함성을 지르려다가도 주위를 의식해 얼른 입을 막기도 한다"고 했다.

택시, 지하철, 시내버스에서도 올림픽 TV중계는 놓칠 수 없다. 개인택시기사 한모(55·남구 대명동)씨는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운행시간을 야간으로 바꿨다. DMB 중계가 가능한 내비게이션이 없어 한 승객에게 "경기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기본 서비스가 아니냐"는 핀잔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역, 시내버스 정류장 등에서 시민들이 DMB휴대전화를 가진 사람 주위에서 곁눈질하며 중계방송을 보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메달이 유력시되는 경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기차시간을 미루는 승객들도 꽤 있다. KTX 자유석은 승차시간 앞뒤로 1시간 동안 자유롭게 열차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주요 경기 시간과 겹치면 다음 열차를 타기도 한다. 코레일 대구지사 관계자는 "KTX 자유석 승객이 주요 경기 시간을 피해 기차를 타는 경우도 가끔 있다"며 "올림픽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박태환이 출전한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결승전의 시청률은 평일 오전 시간대였지만 39.8%를 기록했다. 11일 오후 남현희의 펜싱 결승전은 48.9%, 남자 유도 결승전은 45%였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사진·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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