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면 ~ 하면 되고' 라는 '되고송'의 열기가 아직도 식을 줄을 모른다. 모 통신업체의 CM송에서 비롯되어, 어떤 난처한 경우에 맞닥뜨리더라도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가자는 뜻으로 여러 갈래의 패러디 노래로 퍼져가고 있다. 자못 장난기마저 배인 낙천적인 리듬에서 비장미까지 느껴지는 도발적이고도 저항적인 가락까지 이런저런 '되고송'들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그 시절 그 풍경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섬뜩하고도 살벌한 구호로 '전 국토의 병영화, 전 국민의 군인화'를 지상과제로 윽박지르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 시절만 해도 "우등상은 단지 영리하다는 증거일 뿐, 개근상이야말로 한 인간의 의지와 성실성을 진정 보장해 준다"라는 이야기가 무슨 금과옥조라도 되는 양 떠받들어지던 시절이다. 열이 펄펄 끓고 토하고 설사가 나서 파김치가 다 된 아이를 진료실에다 업고 와서는, 제발 주사라도 한 대 맞혀 달란다. 잠깐만이라도 학교에 다녀오도록 해달라고 애걸하거나, 아예 아이의 장래를 책임질 수 있느냐며 으름장까지 놓고는 한다.
'이런 상태에서 등교를 해보았자, 공부도 안 되고 쉬는 것도 아니다' '몸만 더 상하고 병이 깊어져서 학교생활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만 더 더뎌진다'라는 다급한 하소연에도 꿀 먹은 벙어리요, '사랑도 받아본 놈이 베풀 줄 알고, 모진 시어미 밑에서 모진 시어미가 된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자기 자식이나 이웃의 아픔과 힘겨움에 대해 배려는커녕 이해조차 할 줄 모르는 천하의 옹고집쟁이가 될 뿐이다'라는 탄식의 소리도 쇠귀에 경 읽기이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안 하면 안 된다!'라는 강박감 속에서 자라온 세대들에게는, '되고송'의 낭창거리는 어투가 당최 나약하고 무책임하게만 여겨져서 못마땅하리라. "하라면 냉큼 하는 거지, 뭔 말이 많으냐"라는 호통은 꽤나 폼도 나고 썩 효율적으로도 보이리라. 이에 반해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겠니, 우선은 네 생각을 들어보자꾸나"라며 서로간의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속삭임은 여간 품이 드는 게 아니고, 얼핏 비효율적으로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나 어른 사이나 어수선하게 꼬여가는 나라꼴에서나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배려와 소통을 위한 겸허한 노력이 얼만큼 중요한지는 이미 잘들 알고 있다. 단지 실천하기가 어렵다 뿐이지. '바꿀 수 없는 것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평심과 바꿀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부디 '마음의 평온을 비는 기도'를 읽고서 서로 간에 소통의 물꼬가 열려 이해와 배려의 물결로 넉넉하기만을 빌어본다.
송광익(늘푸른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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