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축구 8강 물거품…고질적 전략 부재 등 재연

각 종목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축구가 8강 진출에 실패, 찬물을 끼얹었다.

당초 메달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D조 첫 경기인 카메룬과 1대1로 비겨 비교적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이탈리아에 0대3으로 대패하면서 틀어지고 말았다. 13일 오후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D조 3차전에서도 무수한 득점 기회를 허공에 날려 버린 채 전반 23분 김동진의 득점으로 1대0으로 이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이기고 세 골 차 이상 이겨야 8강 진출의 실낱 같은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경기에서 한국은 일방적으로 온두라스를 몰아붙여 그같은 승리가 이뤄질 수도 있었으나 심각한 골 결정력의 둔감함은 축구 팬들의 분통을 자아낼 뿐이었다. 세 골 차 이상 이겼다 하더라도 이탈리아와 카메룬이 0대0으로 비기는 바람에 기적은 일어날 수가 없었다. 한국은 1승1무1패로 조 3위에 그쳤고 2승1무의 이탈리아가 조 1위, 1승2무의 카메룬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B조의 일본(3패)과 C조의 중국(1무2패)도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8강 진출팀은 A조의 아르헨티나(3승)와 코트디부아르(2승1패), B조의 나이지리아(2승1패)와 네덜란드(1승2무), C조의 브라질(3승)과 벨기에(2승1패)로 결정됐다. 8강전은 16일 브라질-카메룬, 아르헨티나-네덜란드, 이탈리아-벨기에, 나이지리아-코트디부아르간 대결로 이어진다.

'베이징의 실패'는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는 사령탑의 전략 실패, 골 결정력과 패싱력, 개인 전술 등 선수들의 기량 부족으로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강팀을 맞아서는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전략을 즐겨 썼고 이는 이탈리아전 참패의 재앙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의 기량 역시 한계를 보여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선 공격수들의 마무리 능력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졌다. 또 공격시 패스가 약하거나 최종 단계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등 세밀함이 부족했다. 역습시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늦추거나 상대 수비수의 예상에 의해 패스가 차단되는 등 구태의연한 공략 방법과 상대 수비수 1명을 제대로 젖히지 못하는 개인 전술의 미숙함도 후진적인 요소들로 한국 축구의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을 느끼게 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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