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헛바퀴'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가 겉돌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불참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참석률도 눈에 띄게 줄었다. 회의모습도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아닌 간담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부활된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가 처음 열렸을 때만 해도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당내 최고기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었다. 박 전 대표는 첫 회의에 참석, "앞으로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이 됐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회의에서부터 박 전 대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 입장이다.

연석회의는 당을 '장악'한 친이계 주류 측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친박 중진들이 대거 참석하는 회의라는 점에서 이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그런 분위기는 보이지 않고 있다. 13일 홍사덕 의원이 처음으로 참석했지만 별다른 발언은 없었다. 이해봉·김영선·이경재 의원과 이윤성 국회부의장, 남경필 의원 등이 참석했지만 중진들은 대거 불참했다.

회의 내용도 여론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었다. 13일 회의는 박희태 대표가 전날 있었던 청와대 정례회동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시작됐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이경재, 김영선, 이윤성 의원 등이 잇따라 KBS 사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 외에는 현안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거나 보고된 사안들에 대한 촌평 정도에 그칠 것이라면 구태여 최고위원과 중진들이 모여 회의라는 것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혹평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정몽준 최고위원의 쓴소리 정도가 관심을 끌 만한 것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중경 전 재정부 차관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런 인사를 한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의 태극기 논란을 언급하면서 의전실수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회의 내용 때문에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는 앞으로 상당기간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겉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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