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이냐, 아름다운 야경이냐"
사상 초유의 고유가 시대를 맞아 경관조명이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에너지 절약에 밀려 수억~수십억원을 들여 설치한 경관조명의 빛이 꺼지고 있는 것. 실제 11억원을 들여 지난 4월 설치한 대구 서변대교 경관조명과 5억5천만원을 들여 설치한 문경 신영강교(국도 3호선~34호선) 경관조명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 지침에 따라 두달째 등을 끄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와 문경시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고효율 LED 조명을 달아 전기료 부담이 크지 않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경관조명을 이대로 꺼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전국 모든 지자체에 에너지 절약 지침이 내려져 어쩔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에너지 절약 지침에 따라 점등 시간을 3~4시간씩 줄여 온 부산 광안대교는 지난달 말부터 원래대로 점등 시간을 환원했다. 부산의 야경을 상징하는 존재인데다가 불이 꺼지면 관광객들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주변 상인들의 민원이 빗발친 때문이다. 이처럼 '에너지 절약'과 '아름다운 야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이 돼 온 경관조명의 딜레마. 다만 1989년부터 5년간 시 전체 예산의 1.5%를 경관조명 사업에 투자해 20%가 넘는 국내외 관광객 증가를 가져온 프랑스 리옹시 사례는 무턱된 에너지 절약만이 전부가 아님을 잘 보여준다.
더욱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둔 대구는 경관조명의 가치가 남다른 도시다. 일찌감치 도시 디자인에 눈뜬 선진국들이 경관조명 마스터플랜을 통해 빛을 켜야 하고 꺼야 할 곳을 분명히 하고 자연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 또한 경관조명에 대한 원칙부터 분명히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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