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생 축구대회 2연패…영남대 '포지션'

체력관리에 '딱이죠'

▲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2008년 전국 메디컬리그'에서 우승한 영남대 의대 축구팀 '포지션' 팀원들이 포즈를 취했다.

전국 의과대학생들에게 영남대 의과대학에 대해 물으면 첫마디가 "아! 공 잘 차는 학교이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얼마나 공을 잘 차기에 한결같이 공통적인 대답이 나올까?

영남대 의대 축구팀 '포지션'은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의과대학 축구대회인 '2008년 전국 메디컬리그'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월드컵 4강신화로 전국이 붉은 물결로 변했던 지난 2002년 처음 열린 이후 올해 6회째(2004년 대회는 열리지 않음)를 맞은 이 대회에서 '포지션'은 무려 다섯 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히딩크가 와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이들이 우승을 밥 먹듯 하는 비결을 뭘까? 학생들은 '포지션' 지도교수이자 감독인 김성호(46·신경외과) 교수를 우리나라 의대 축구계의 히딩크로 추앙하고 있다. 대한신경외과 축구국가대표팀의 주전선수로 뛰고 있는 김 교수의 지도력이 일등공신이라는 것이다. 이현호(의학과 2년)씨는 "김 교수님이 2001년부터 팀을 맡은 이후 짧은 기간 안에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막강 팀을 만들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학교와 병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매번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교수만 대여섯 명이 넘는다. 졸업한 선배들의 관심도 잇따른다.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포지션'은 1998년 체력 관리와 선후배 간의 유대 강화라는 목적으로 탄생했다. 현재 회원 수가 60명으로 부쩍 늘었다. 한 학년이 76명인 이 학교 의대생 수를 감안하면 폭발적인 인기다. 도대체 무엇이 의대생들을 축구장으로 끌어오게 했을까?

김 교수는 "축구를 좋아하는 점도 있지만 체력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했다. 밤샘 공부가 일상화된 의대생의 특성상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 이를 정기적으로 공을 차면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학기 중에는 주말에 공을 차고 방학에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축구장에서 연습을 한다고 했다. 공부할 시간도 모자랄 텐데, 게다가 방학에는 다른 친구들처럼 여행도 가고 싶을 텐데 축구에 쓰는 시간이 아깝지 않으냐 물어봤다. 이씨는 "그보다 체력향상은 물론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의사라는 직업이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면서 개인주의에 만연되기 쉬운데, 11명이 한마음으로 뛰어야 하는 축구를 통해 동료 의식, 팀워크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제2의 사회화 교육'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그는 "축구는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라, 자신이 힘들어도 동료를 위해 한걸음 더 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의학도들이 실력 있고 참된 인성을 가진 의사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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