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정수기, 자외선(UV) 정수기, 냉온수 정수기….'
정수기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매혹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수기의 핵심은 필터다. 겉모양은 비슷해도 어떤 필터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정수기를 거친 물의 내용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역삼투압(Reverse Osmosis) 방식과 중공사막(Ultra filtration) 방식이 대부분. 시장점유율은 역삼투압 방식이 75%, 중공사막 방식이 15%, 기타 10% 정도다.
역삼투압 방식은 0.0001㎛(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크기의 역삼투막 필터를 이용해 물을 정수한다. 최대한 미세한 구멍에 물을 통과시켜 불순물도 걸러내기 때문에 이물질이 거의 없는 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유익한 성분인 미네랄까지 걸러낸다는 문제가 있고 삼투압 과정을 역행시키기 위해 가압펌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소비하는 물의 양이 많다.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선발업체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공사막(가운데가 비어 있는 실로 된 막) 방식은 여과장치의 기공 크기가 0.01∼0.1㎛로 역삼투압 방식보다 크다. 따라서 박테리아와 불순물 미립자 등은 제거되고 미네랄은 남는다. 후발업체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정수기뿐 아니라 산업용 오폐수 처리나 의료용 인공신장기 등 사용분야가 넓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연구원 김충환 박사는 "정수능력이 뛰어난 역삼투압은 해수 담수화나 원수가 지저분한 곳에서 사용할 때 효과적이고 중공사막은 어느 정도 깨끗한 물이 공급되는 곳에서 유리하다"며 "우리나라는 원수 자체가 좋기 때문에 필터방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천에서 낙동강 페놀 유출사태가 터졌을 때도 정수기업체마다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떤 정수기를 사용하는가 보다 사용하는 정수기의 필터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정수장 고도처리시설을 거치면 페놀 등은 거의 완전히 제거된다"며 "수돗물을 다시 정수하는 정수기업체들의 필터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