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軍 송유관 매설지역 토양오염 기준 초과

김천시 지좌동 제방, 농업 기준치의 12배

주한미군기지에 유류를 공급했던 한국종단송유관(TKP)이 매설된 11개 지역 23곳의 토양오염 수준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경우 김천 2곳, 경주 경산 영천 등 5곳이 포함돼 있다.

14일 육군본부 TKP사업단이 토양오염전문기관인 자연환경연구소에 의뢰해 2006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전체 송유관 458㎞ 주변지역에 대한 토양오염실태 조사 결과, 경북 김천시 지좌동의 한 제방에서 석유화학계오염물질총량(TPH)이 5천910㎎/㎏이나 검출됐다. 이는 환경부가 정한 토양오염우려기준 '가'지역(농업) 기준치 500㎎/㎏의 12배, '나'지역(공업) 기준치 2천㎎/㎏의 3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이밖에도 김천시 덕곡동 한 밭의 TPH가 2천634.1㎎/㎏, 경산시 하양읍 남하리의 한 하천이 2천851㎎/㎏, 영천시의 한 과수원이 647.6㎎/㎏ 등으로 나타나 석유오염물질에 의한 토양오염도가 기준치를 넘어섰다. 경주시의 한 곳은 TPH가 기준치를 넘었지만 시측에서 사유지를 이유로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군 사업단 측은 덧붙였다.

토양이 오염된 경북 5곳 가운데 BTEX(휘발유에 포함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등 4개 성분)가 기준치(80㎎/㎏)를 초과한 곳은 김천 지좌동 한 곳으로 나타났다.

토양오염 지역 23곳 중 전국에서 가장 오염도가 심각한 지역은 충남 천안시 소사리로 TPH가 9천889㎎/㎏로 나타났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송유관에서 기름이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유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해당 지주들과 협의해 올 10월부터 2011년까지 토양오염을 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KP는 주한미군이 군사기지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1969~1970년 경북 포항에서부터 경기도 의정부 사이 458km 구간에 설치해 2005년 4월까지 사용됐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