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코오롱 하늘채아파트 '하늘채 도서관'. 시화 전시가 한창인 도서관은 장바구니를 든 주부에서부터 손자·손녀의 손을 꼭 잡은 노인들까지 100여명의 주민들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주민들은 행사장 둘레에 전시된 100여점의 사진, 그림, 시화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시된 작품은 광복절을 맞아 아파트 입주민들이 직접 나라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그림, 사진, 시화 등이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아파트 풍경 그림을 출품한 곽민성(10·월서초교)군은 "꼭 1등을 해서 문화상품권을 받아 부모님 영화 구경을 시켜드리겠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의 '코오롱 하늘채' 도서관이 화제다. 개관 5년 만에 주민들 스스로 문화·교육 행사를 주최할 정도로 성장해 주민자치형 아파트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20여명의 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동화구연, 연극, 비누공예, 인형극 등 방학 특별 교육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해시계, 물시계, 기중기 등 생활 속에서 과학적 원리를 찾아보는 교육프로그램인 '생활과학' 특강에는 지원자들이 몰려 대기표를 나눠줘야 했을 정도로 인기. 5~7세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주 3회씩 진행되는 동화구연은 지금도 50여명의 대기자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특별수업이 입주민들의 자발적 봉사로 이뤄진다는 게 이 도서관의 특징. 외부 강사는 일체 없다. 끼 있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관 운영진과 의논해 프로그램을 짜고 봉사 선생님을 자청하면서 주민들 간 벽을 허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고 있다. 한 주민은 아이의 돌잔치도 이곳 도서관에서 했을 정도. 학기중에 운영한 영어회화, 영화보기, 독서 등 방과후 대안학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채석문(40·여) 도서관 회장은 "하늘채 도서관은 주인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워 40여명이던 자원봉사자들이 70명으로 늘었고 도서를 기증하겠다는 주민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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