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붐'이라는 표현이 통할 때가 있었다. 산을 찾는 인구에 덩달아 관련 용품 가게들이 급증하던 10여 년 전이 그랬다. 하지만 등산은 이제 그 단계를 넘어 국민 누구나 즐기는 보편적 운동이 됐다. '대한민국 국민 스포츠'라 불릴 정도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등산의 '기반'은 그런 국민적 수요를 앞서 이끌기는커녕 뒤따라 충족시키지조차 못하고 있다. 산을 보호하고 등산도 도울 수 있는 공공투자가 이뤄질 때가 됐지만 종무소식이다. 당국이 하는 것이라곤 이 땅의 중추라는 백두대간조차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곳곳을 봉쇄하고, 대도시 근교 산들이 훼손된다며 여전히 등산객이나 원망하는 일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전국 23개 유명 산의 지정 등산로(탐방로) 중 5분의 1이 휴대폰 불통지역으로 드러났다는 자료가 엊그제 공개됐다. 위치 안내표지 설치점 2천41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그 중 404곳이 통신불능 지역이라는 것이다. 특히 주왕산은 61%가 불통이어서 최악으로 밝혀졌고, 최고 명산이라는 설악산조차 불통률은 무려 45%에 달했다. 등산객 안전이 여전히 홀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립공원이 저 정도라면 대도시 근교 산들이 어떨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휴일마다 평일 도심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린다는 산성산'청룡산'삼필봉 등 대구 앞산 권역이나 팔공산 곳곳이 그렇게 연락 두절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엘리트 체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스포츠'는 기록이 아니라 서민 건강을 책임지는 그 못잖게 중요한 종목이다. 등산을 대하는 지방정부의 태도부터 재점검하고, 적은 돈으로 넓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 분야 투자를 늘리고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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