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패밀리 레스토랑 "토종이 좋아요"

▲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외식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전국적인 브랜드는 침체하고 있는 반면 저가를 표방한 지역 토종 브랜드들이 약진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을 닫은 시푸드 레스토랑. 윤정현 인턴기자
▲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외식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전국적인 브랜드는 침체하고 있는 반면 저가를 표방한 지역 토종 브랜드들이 약진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을 닫은 시푸드 레스토랑. 윤정현 인턴기자
▲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인 뉴욕뉴욕은 저가 메뉴와 신세대 감각에 맞춘 세련된 인테리어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뉴욕 제공
▲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인 뉴욕뉴욕은 저가 메뉴와 신세대 감각에 맞춘 세련된 인테리어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뉴욕 제공

경기 침체와 고물가, 치열한 경쟁으로 대구지역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부진하다. 빕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T.G.I 프라이데이, 베니건스 등 전국 브랜드가 고전을 겪고 있으며, 웰빙 열풍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시푸드 레스토랑은 치열한 경쟁으로 점차 문을 닫고 있다. 반면 전국 브랜드에 맞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은 저렴하고 대구 입맛에 맞춘 메뉴로 약진하고 있다.

◆외국·전국 브랜드 부진

대구에 진출한 외지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2년 전만 해도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이 정체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한 것이 주 요인. 또 전체 매장 수가 줄어들면서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베니건스, T.G.I.프라이데이, 빕스 등은 매출이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다. 웰빙 열풍에다 시푸드 레스토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손님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올 들어선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침체라고 외식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또 지역특성을 반영하지 못했고 웰빙 열풍에 맞춘 메뉴 구성이 미흡한 점도 또다른 요인.

대구지역 업계 1위였던 빕스는 시푸드 레스토랑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니건스와 T.G.I는 시푸드 레스토랑에 맞서 샐러드 뷔페를 선보였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곳도 있다. 대구에 점포가 5개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소폭이지만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명건 아웃백 대구경북 본부장은 "2010년까지 대구에 매장 2개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푸드 레스토랑 몰락

20~30개에 달했던 시푸드 레스토랑은 지역 외식시장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초기 인기가 높았던 시기에 외식업 분야의 비전문가들까지 뛰어들면서 너도나도 시푸드 아이템으로 몰리다 보니 포화상태가 됐고 시장이 과열됐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나 업장별로 취급하는 메뉴가 거의 동일해 차별화되지 못한 점이 몰락을 가속화시켰다.

대구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황금네거리의 대형 시푸드 매장 2개가 문을 닫았으며, 칠곡과 두산오거리 주변 시푸드 전문점도 지난달말 영업을 중단하면서 전국 브랜드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외식업 가운데 시푸드 레스토랑의 메뉴원가가 가장 높은데다 유류 가격 인상 등으로 원재료인 수산물 가격이 폭등했다. 대구지역은 적정업체 수 13~15개를 넘어서면 과열로 인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대구지역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시푸드 메뉴만을 고집하기보다는 각종 육류메뉴를 접목하는 등 복합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며 업종전환을 하는 업체들도 있다"면서 "하반기에 전체 시푸드 레스토랑의 1/3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종 브랜드 약진

그러나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에서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이 약진하고 있다. 비교적 저가의 메뉴를 취급하는 등 차별화를 내세워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대구 토종 브랜드이자 저가를 지향하고 있는 뉴욕뉴욕, 레아모 등은 각각 지역 내 매장의 수가 각각 14개, 16개에 달한다. 이들 브랜드는 신세대 감각에 맞춘 세련된 인테리어로 대구의 대학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뉴욕뉴욕은 지난 상반기에만 6개의 점포를 냈고 부산 등 경남지역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기존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포크스테이크 등 메뉴를 다양화했고 지역민들의 입맛에 맞는 소스를 자체 개발했다. 무엇보다 가격대가 저렴한 것이 주효했다.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의 4인 가족 식사비는 10만원선인 반면 뉴욕뉴욕은 3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스테이크가 6천~8천원으로 기존 레스토랑의 절반 수준이다. 돼지고기, 햄 소재 스테이크를 자체 개발해 광우병 등 외부영향도 거의 받지 않았다. 황재훈 뉴욕뉴욕 본부장은 "하반기에는 대전과 광주 등 타 지역으로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쇠고기전문 매장이 본격적으로 확산, 지역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외지 불고기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인 불고기브라더스가 지난 13일 대구 동아백화점 수성점에 직영점을 내는 등 관련 아이템들끼리의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영남외식연구소 임현철 소장은 "토종 브랜드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소별 꾸준한 차별화를 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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